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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남자와 똑같이 훈련, 부하들 따라와… 저보고 헬기와 결혼한 사람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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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투 스타' 강선영 소장,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취임

조선일보

/고운호 기자


"'나는 여군이니까 이런 대우를 당연히 받아야 해' 이런 식으로 하면 부하들은 절대 따라오지 않습니다."

우리 군 최초 여성 2성(星) 장군인 강선영(53·여군 35기·사진) 소장이 21일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으로 취임했다. 60항공단장과 11항공단장, 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 등을 거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강 사령관은 최초의 여군 소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이전에 비하면 상전벽해처럼 여군의 여건이 좋아졌다"며 "승수효과를 발휘하는 여군들이 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초의 여성 2성 장군인 만큼 그가 걸어온 길은 항상 새로운 길이었고 순탄치 않았다. 강 사령관은 "1990년 임관할 때 여군 장교가 간호를 빼고 99명이었다"며 "중대장을 해야 할 때가 됐을 때 여군에게 중대장직을 줄 수 있는지 부대에서 회의를 했고, 대대장을 할 때도 대대장을 시켜야 하는지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여군에 대한 편견도 있었다. 그는 "처음 조종사로 갔을 때 '저 여군이 오면 내가 근무를 한 번 더 서야 하지 않을까, 어려운 것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저 여군은 윗사람이 챙겨줘서 좋겠다'는 등의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동료들과 가까워지려고 상당히 노력했다"며 "훈련에 나가서 차츰차츰 어려운 것을 같이하면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강 사령관은 "여군과 남군의 차이가 '차별'보다 '유별'로 느껴질 정도로 많이 개선됐다"며 "부하들은 '저 사람도 똑같이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때 따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강 사령관은 '최초 2성 장군' '최초 정조종사' '최초 항공대대장'등 여군 최초라는 여러 타이틀을 달기까지 부담감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선배들이 없었다"며 "내가 최초로 이뤄놓은 것이 여군이 할 수 있는 한계, 기준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못하는 것이 후배 여군의 제한, 한계가 되지 않도록 극복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미혼인 강 사령관은 유독 훈련에 열심이었던 탓에 '헬기와 결혼했다'는 말을 들어왔다. 강 사령관은 후배 여군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들이 있어서 조직이 활기차다'는 평을 듣는 그런 여군이 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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