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를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의 마찰이 은행 신탁에 공모 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신탁은 고객이 은행에 현금·주식 등 자산을 맡기고 운영을 지시하는 상품을 말한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1일 "금융위는 사모(私募) 상품만 규제하려고 한 것일 뿐, 신탁에 공모(公募) 상품만 취급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금융위는 고위험 사모펀드·신탁 등을 은행에서 못 팔게 하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 대책을 내놨다. 고위험의 기준은 ①주가나 유가 등과 연결시켜 수학적으로 손익이 나게 설계돼 투자자 이해가 어렵고 ②최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신탁에서 취급하는 금융 상품의 95%는 공모형이라 금융 당국의 사전 규제를 받는다. 나머지 5% 사모형 상품만 팔지 못하게 하면 된다"며 계속 반발했다.
금융위는 "향후 2주일간 업계 반응을 살피고 최종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탁의 고위험 기준도 업계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이번 주에 금융위에 신탁의 공모 상품 취급에 대해 허용해 달라는 공식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형석 기자(cogi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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