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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황창규 "KT 미래이끌 인재가 차기회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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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황창규 KT 회장(왼쪽)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일즈포스 연례 행사인 `드림포스` 현장에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KT]


"5G 시대, KT는 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할 수 있습니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가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재임 기간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세일즈포스' 연례행사인 '드림포스 2019'에 한국의 5G 기술을 알리기 위해 출장차 방문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황 회장은 KT 재임 기간 5G 기술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표준작업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5G가 제조 농업 의료 등 모든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 너무나도 확실하게 보인다"며 "우리나라 각 산업들이 5G를 통해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끔 만드는 데 그동안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5G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 종합 솔루션 분야에서 KT가 1등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황 회장은 "KT를 이제 통신 회사라 부르지 말라"며 "KT는 이미 플랫폼 회사이고 인공지능(AI) 회사"라고 했다. 현대중공업에 5G 솔루션을 넣어 제조공정 사고율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고 효율성을 40% 향상시킨 사례, 삼성병원을 5G로 연결시켜 원격 진단을 가능하게 만든 사례, 아파트와 호텔에 AI를 설치해 현장을 혁신해 나가고 있는 사례 등을 그는 변화하는 KT 사례로 소개했다. 현대중공업과 KT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5G를 활용한 조선소 제조공정 혁신 도입을 결정했고, 올해 9월 그동안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황 회장은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정치권과 노동계의 퇴진 요구 등에 대한 구설보다, 해외에서 '미스터 5G'라고 부르는 기술적 인재가 한국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아봐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그는 2010~2013년 당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으로 일하며 국가 미래를 위해 기술을 종합해 봤더니 5G라는 큰 먹거리가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2014년 KT로 오자마자 5G를 대비하는 내부 회의를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중국이 5G 가입자 1000만명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야심 찬 계획이지만 그에 걸맞은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이 있는지는 보아야 한다"며 "한국은 가상현실(VR) 방송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고 있으며, 증강현실(AR)을 제조업에 직접 접목하고 있기 때문에 5G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G와 연관된 산업 표준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본 특허를 KT가 15종이나 보유하고 있다며 이처럼 많은 특허를 보유한 통신 회사로는 "전 세계에서 KT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 훗날에 먹거리로 돌아올 수 있는 특허들"이라며 "지금은 모두 오픈해서 많은 이가 쓰도록 하면 나중에…(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그동안 KT는 외부에서 너무 상처를 많이 받아 좋은 인재들을 활용하지 못한 게 안타까웠다"며 "(2014년부터) 6년간 KT 회장으로 있으면서 직원 6000명과 점심식사를 하며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내년부터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KT 회장 후임자로 여러 사람이 물망에 오르는 것에 관해 "KT 미래를 만들어 갈 인재, 그런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지 그 외에 어떤 이야기를 내가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나도 삼성에 20년 있었지만 삼성전자를 보고 국민 기업이라고 하지는 않더라"며 "그러나 KT는 국민 기업"이라고 했다. 그는 "KT가 잘되는 것을 내 나름대로 정의해 보자면 국가산업 전반과 함께 발전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잘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회사를 국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세일즈포스' 같은 거대한 B2B 소프트웨어 회사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오른 것을 주목해 보라고 했다. 그는 "세일즈포스는 아마존과 구글을 능가할 혁신 기업"이라며 5G 시대와 세일즈포스 같은 B2B 솔루션을 융합한 영역에 KT와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1월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와 처음 만난 황 회장은 수차례 면담을 통해 친분을 쌓았다.

[샌프란시스코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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