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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인권법, 홍콩에 '양날의 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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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관세 특혜 박탈 시, '금융 허브' 지위도 잃어…"홍콩을 대중 압박 수단으로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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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홍콩 시내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며 미국 국기를 들고 서있다/사진=AFP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이 홍콩에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홍콩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는 “수출 통제와 제재를 언급한 해당 법안이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에 따르면 인권법은 미국이 홍콩의 자치 수준을 1년마다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관세, 무역, 비자 등에서 미국의 특별 혜택을 받고 있다. 자치 수준 평가 결과 기준에 미치지 못해 특혜를 박탈당하면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는 등 홍콩이 입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는 게 미국상공회의소 설명이다.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지역의 대미수출 액수는 456억 달러(54조 원)인데, 이중 진짜 홍콩에서 생산돼 수출된 건은 1%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아시아 각지에서 생산돼 홍콩을 거쳐 수출됐다. 홍콩의 대미수출 '관세 특혜' 때문이다. 다만 중국 상품은 홍콩을 거치더라도 '중국산' 표기돼 다른 관세를 물리기 때문에 중국은 홍콩의 관세 특혜를 누리지 않고 있다. 결국 홍콩만 관세 특혜란 이점과 무역 허브란 지위를 잃을 뿐, 중국엔 타격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 리서치 회사 게이브칼 자료에 따르면 홍콩엔 미국 회사 1344곳이 있고, 이 중 278개 회사가 홍콩 지사를 중국-아시아 지역본부로 운영하고 있다. 법안이 발효되면 홍콩 주재 기업들이 ‘홍콩의 이점’을 느끼지 못해 지사 이전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높은 자율성을 보장받는 ‘1 국가, 2 체제(일국양제)’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인권법’ 발효로, 기업들이 미국 정부가 홍콩을 중국의 여느 도시쯤으로 간주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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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이 홍콩의 부촌 빅토리아피크를 관광하고 트램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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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홍콩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중국을 무역으로 압박하려는 전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스테판 올린스 전 미국 미중관계 국가위원회 위원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 문제는 근본적으로 미-중 문제가 아니라 중국-홍콩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과 겪고 있는 무역분쟁과는 떼어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문제는 그 안의 800만 명의 삶과 관련돼있다. 무역 같은 전략적 문제와 엮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콩을 대중국 압박 수단의 하나로 보려는 미국의 시각을 비판한 것이다.

이날 미 CNBC에 따르면 맥스 보커스 전 주중 미대사도 “홍콩 인권법이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를 돕지도 못할 것"이며 "미중 관계만 악화시키고 무역 협상만 불확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인권법은 자치 수준 평가에 더불어 홍콩의 기본적 자유 억압에 책임이 있는 인물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최루탄과 고무탄 등 시위를 진압하는 데 쓰이는 장비를 홍콩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안도 들어있다.

미국 상원이 구두 표결을 통해 통과시킨 홍콩 인권법은 지난달 15일 하원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 법안은 상·하원 조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안에 법안에 서명하거나 거부해야 한다. CNN 등 외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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