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더 반짝이게”…뷰티업계 ‘홀리데이 컬렉션’ 출시 봇물

유명 아티스트 협업 등 독특한 포장 디자인 주력
‘한정판’ 특수성이 구매욕 자극…"매년 비슷한 구성" 아쉬움도

뷰티 업계가 연말 특수를 겨냥한 ‘홀리데이 컬렉션’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정판이란 특수성과 독특한 포장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 사로잡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뷰티 업체들은 지난 달 말부터 홀리데이 컬렉션을 앞다퉈 내놨다. 각 브랜드들은 평소 접할 수 없는 새 옷을 입힌 패키지로 고객을 유혹했다. 골드, 레드 등 색감을 적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기본, 유명 아티스트와 손을 잡아 탄생한 디자인 등 독특한 패키지를 선보였다.

에뛰드하우스가 출시한 홀리데이 컬렉션 ‘루돌프 커밍 투 타운’. /에뛰드하우스 제공

아모레퍼시픽(090430)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루돌프 커밍 투 타운’ 컬렉션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름 그대로 루돌프를 주인공으로 한 용기가 특징이다. 6색 섀도우로 구성된 ‘루돌프 커밍 투 타운 플레이 컬러 아이즈 미니 팔레트’를 비롯한 색조 제품과 핸드크림, 향초 등 선보였다.

LG생활건강(051900)의 더페이스샵은 크리스마스 파티 감성을 담은 ‘트윙클 파티 홀리데이 에디션’을 선보였다. 포장 디자인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볼과 선물 상자가 적용됐고, 반짝임을 강조한 골드 색상과 빨강·파랑·검정색이 어우러졌다.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한정판의 소장 가치를 높인 제품들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헤라는 올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 앳킨스와 협업해 한정판 컬렉션 ‘롤 더 다이스(ROLL THE DICE)’를 선보였다.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새로운 복고) 컨셉을 적용한 것이 특징. 용기 중앙에 과거 헤라 로고에 그래픽 기법을 적용해 옛 건물의 간판이 떠오르도록 연출했다. 색조 제품인 ‘블랙 쿠션’, ‘멀티팔레트’ ‘루즈홀릭 벨벳’ 등으로 구성됐다.

헤라가 선보인 2019 홀리데이 컬렉션 ‘롤 더 다이스(ROLL THE DICE)’ /아모레퍼시픽 제공

이니스프리는 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 조르디 반 덴 니우엔 디크와 협업해 ‘2019 그린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놨다. 연말이면 울려 퍼지는 즐거운 음악을 모티브로 한 패키지로 방향, 기초, 색조 제품 등 총 11종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 숨37도(°)는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는 김진식 디자이너와 함께 ‘숨37도° X김진식 홀리데이 에디션’을 출시했다. 김 디자이너와는 두 번째 협업이다. 자연 속에 숨겨진 오랜 시간의 밀도를 곡선으로, 자연의 다채로운 에너지들을 화려한 색채로 표현했다.

프랑스 화장품 랑콤은 이탈리아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 키아라와 함께 ‘키아라 홀리데이 컬렉션’을 출시했다. 키아라가 직접 선택하고 디자인해 탄생한 특별 에디션으로, 키아라를 상징하는 ‘아이(eye) 로고’ 용기가 특징이다. ‘키아라 플러팅 팔레트’와 립 제품 ‘압솔뤼 마드모아젤 샤인’, ‘압솔뤼 에나멜 라커’로 구성됐다.

랑콤이 올해 연말 선보인 ‘키아라 홀리데이 컬렉션’. /랑콤 제공

이처럼 홀리데이 컬렉션은 포장 용기에 주력한 경우가 많다. 사실상 제품 내용이나 품질은 일반 상품과 큰 차이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홀리데이 컬렉션은 연말연시를 맞아 선물용을 겨냥해 선보인다"며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다보니 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12월 말쯤엔 물량이 거의 소진되는데 일반 상품보다는 판매량이 좋다"라고 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홀리데이 컬렉션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이미 온라인 뷰티 커뮤니티와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엔 홀리데이 컬렉션 사용 후기를 공유하는 글이나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화장품 수집이 취미라는 박수지(28)씨는 "디자인은 예쁘지만 제품 구성 면에서 예년 컬렉션과 특별한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면서도 "한정판 제품은 지금이 아니면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도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 생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뷰티 커뮤니티에 올해 출시된 홀리데이 컬렉션 제품 사용 후기 글이 올라와 있다. /뷰티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은 홀리데이 컬렉션의 ‘한정판’이라는 특수성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정판 제품에는 개수가 적을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소수의 가치’가 적용된다"며 "소비자들은 한정 수량의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나도 소수의 집단에 포함된다’는 우월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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