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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국내 게임업계 위기감 속 해외 업체 잔치…관람객은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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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9’ 결산

경향신문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9’의 넷마블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스타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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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타’는 옛말…넥슨 등 불참

넷마블·펄어비스가 체면치레

전시장 절반 중국 등 외국 기업

가족 단위의 관람객 부쩍 늘어

“게임, 국민 놀이문화 자리매김”


고도성장기를 지나 정체 국면을 맞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위기감이 ‘지스타(G-star) 2019’에 비쳤다. 15년 동안 이어져온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의 안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업체에 내줬다. 대형 게임사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에선 넷마블만 참석했다. 업계에선 “해외 업체 덕에 그럭저럭 행사를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어 게임이 전 국민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 전시장을 찾은 이는 역대 가장 많았다. 총 24만4309명으로 지난해(23만5133명)보다 3.9% 늘었다. 개막 당일인 14일에는 공식 입장 3시간 전부터 수백명의 관람객이 긴 줄을 서야 했다. 이 중 기업간거래(B2B)관을 찾은 바이어는 2346명이었다.

■ 국내 기업 자리 메운 해외 업체들

한때 ‘넥스타’(넥슨+지스타)로 불릴 만큼 지스타에서 영향력이 컸던 넥슨은 일찌감치 지스타 불참을 선언했다. 올해 추진했던 매각이 불발된 뒤 내부에서 ‘게임 옥석 가리기’를 진행하고 있는 넥슨은 “내실을 다지기 위해”라고 불참 사유를 밝힌 바 있다. 2016년부터 참여하지 않은 엔씨소프트도 지스타에 참석하지 않고 ‘리니지2M’ 출시에 집중했다. 이 밖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스마일게이트와 카카오게임즈도 참석하지 않았다.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지스타에서 국내 업체의 자존심을 세웠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A3’ ‘매직’ 등의 신작을,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 ‘플랜 8’ ‘도깨비’ ‘붉은사막’ 등의 신작을 선보였다.

반면 빈자리는 해외 업체가 채웠다. 메인스폰서인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슈퍼셀’의 전시장은 연일 관람객으로 붐볐다. 이외에 ‘XD글로벌’ ‘미호요’ ‘IGG’ 등 해외 업체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전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연속 해외 업체가 메인스폰서가 된 것은 한국이 유의미한 게임시장이라는 방증”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판호(版號·게임 유통 허가권)를 얻지 못해 발이 묶인 것과 비교하면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홍콩·대만은 국내 게임 수출의 60.5%를 차지하는데, 이 중 중국 수출은 2017년부터 막혀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처럼 국내 업체의 신작이 자주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별도의 비용을 들여 전시관을 꾸릴 만큼 업계 사정이 녹록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업체 덕분에 국내 업체는 지스타에 큰 투자를 하지 않고 그럭저럭 행사를 마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 온 가족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게임

올해 지스타 전시장에선 유독 가족 단위 관람객이 눈에 띄었다.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전시장에는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은 부모들의 모습이, 넷마블 전시장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젊은 남성들의 놀이로 인식됐던 게임이 그 소비층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 10월 한 달간 모바일게임 시장을 분석한 결과, 게임 사용자 중 남성은 50.3%, 여성은 49.7%였다. 또 성별에 관계없이 같은 연령대는 같은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65.7명이 게임을 하고, 이 중 90%가 모바일게임을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는 게임’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e스포츠 시장이 커지면서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은 인기 게임을 중계했고 관중들은 결정적 순간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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