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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서 억류됐던 홍콩 주재 英영사관 직원, "고문·폭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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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국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체포

中공안, "영국이 홍콩 시위 부추겼다" 실토 강요

英외무장관, 中대사 초치해 항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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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 공안에 억류됐다 지난 8월 석방된 홍콩 주재 영국 영사관 직원이 당시 공안으로부터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에서 무역 및 투자 담당 직원으로 일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된 사이먼 정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가 경험한 일에 관해 보도했다. 사이먼 정은 지난 8월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공안에 체포됐다.

사이먼 정은 공안 여러 명이 자신에게 다가와 휴대전화와 가방, 안경을 빼앗고 인근에 감금했다고 밝혔다. 공안들은 ‘호랑이 의자’라는 철제 고문 장치에 그를 고정시킨 뒤 48시간 동안 심문하는가 하면 “우리는 너를 영국 스파이로 의심한다”며 절대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 위협했다.

사이먼 정은 수갑과 족쇄를 차고 특정 포즈를 강요받았으며 수 시간 동안 쪼그리고 앉아있어야 했다. 그가 움직이면 경비병이 경찰봉으로 폭행했으며 잠을 자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공안은 그에게 영국이 홍콩에서 시위를 부추기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점을 실토하라고 압박했다고 사이먼 정은 설명했다.

중국 공안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한 사이먼 정은 2주가량 지난 8월 24일 성매매 유죄 혐의를 인정한 뒤에야 풀려났다. 중국에서는 성매매 혐의자를 최대 15일간 구금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특정 인물에 대한 굴욕감 등을 주고 주변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이같은 허위 성매매 혐의를 자주 씌운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사이먼 정은 홍콩 시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중국 당국을 고발하고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이상 중국으로 출장을 갈 수 없다며 영사관 근무를 그만뒀으며, 현재 신변 안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중국이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고 사이먼 정에 잔혹 행위를 한 것에 따른 분노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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