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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자본잠식 쌍용차, 대주주에 SOS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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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에도 연구개발 확대 부담
석달새 자본잠식률 2배넘게 뛰며
3분기에 자본금 1000억 넘게 잠식
마힌드라 설득 위해 다각도 모색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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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경영난 해소를 위해 대주주인 마힌드라에 추가 유동성 지원 요청에 나선다. 실적악화에 따른 자본잠식 가속화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낮은 신용등급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 대주주 지원외에는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중이다.

■쌍용차, 재무구조 악화 가속

20일 쌍용차의 3·4분기 보고서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이 25.6%로 늘어났다. 지난 6월말 자본잠식률 11.2%에 비해 3개월만에 두배이상으로 급증해 자본금(7492억원)의 4분의 1이상을 까먹었다. 3·4분기에 잠식된 자본금만 1000억원을 웃돈다. 그만큼 자본잠식 속도가 가팔라 내년 상반기에는 자본잠식률 50%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80%이상은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자본잠식으로 부채비율도 상승중이다. 부채는 6월말 1조8008억원에서 9월말 1조5868억원으로 11.8%(2140억원)줄었지만, 같은기간 자본은 6670억원에서 5587억원으로 16.2%(1083억원)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71%에서 285%로 14%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 유동성 및 대출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유동비율은 역대 최저수준인 50%대로 추락했다. 유동자산(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6월말 8097억원에서 9월말 5209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가 1조2344억원에서 984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유동자산의 감소율이 더 커 유동비율은 66%에서 53%로 악화됐다. 차를 팔고도 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은 유동자산의 30%를 넘는다. 다만, 재고자산은 2989억원에서 2632억원으로 357억원(11.9%) 감소해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지는 미지수다. 쌍용차는 3·4분기 누적기준으로 매출 2조7100억원, 영업손실 1809억원, 순손실 18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761억원, 순손실 777억원에 비해 손실규모가 두배이상으로 불어났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구조조정 이후 2016년(영업이익 280억원)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대주주 마힌드라에 SOS 초읽기

쌍용차의 미래는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시계제로이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 등 금융업계에선 유동비율이 100%미만이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년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으로 자금회수기간이 오래 걸리는 설비 등을 구입하면 재무구조 악화는 한층 더 빨라진다. 실제 쌍용차의 단기차입금은 6월말 1946억원에서 9월말 3032억원으로 3개월새 56% 급증했다. 유동성 위기 탈출을 위한 쌍용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악화에도 친환경차 등에 대한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확대된 게 영향을 미쳤다"며 "쌍용차는 국내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이 안되고, 산업은행의 지원 역시 한계에 이르러 자생적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태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자금지원을 받기위해 주요 부서들이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예병태 사장은 고강도 자구책을 수립하기 위해 평택공장에서 기획, 재무 등 주요 부서들과 거의 매일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힌드라의 지원을 이끌어내도 이전과 같은 소규모 지원사격으로는 자금난 해소에 역부족이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3년 800억원, 올해 500억원 등 두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총 1300억원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마힌드라가 수천억원 규모의 통큰 결단을 내려야 쌍용차의 연구개발 투자확대를 통한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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