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도 일산에서 남양주를 오가는 약 100km 구간에서 타본 더뉴 그랜저 첫 인상은 33년간 그랜저의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다는 점이다.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는 앞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도도해보이기도 하는가 하면, 친근해보이기도 한다. 자동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등 구성품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내세우는 것은 디자인 완성도이다. 그랜저이지만, 그랜저 같지 않은, 동시에 6세대에 걸쳐 변화한 그랜저의 헤리티지를 지켜야 하는 고민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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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상대적으로 뒷모습은 스포티하다. 트렁크를 가로지르는 리어램프는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있다. 앞과 뒤의 디자인 통일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더뉴 그랜저는 폭발적인 엔진 성능보다 주행 질감이 돋보인다. 시승차는 3.3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최고출력 290마력/6400rpm, 최대토크 35kg·m/5200rpm을 내지만 소음과 진동, 거칠기(NVH) 등을 최소화했다. 주행 시 뒷좌석에서는 엔진 소리가 거의 안 들릴 정도다.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국도 등 다양한 조건에서 더뉴 그랜저는 고급스러운 주행성능을 잃지 않았다. 누가 타더라도 그랜저가 고급스러워졌다고 할 만하다.
승차감은 기존 6세대 그랜저와 큰 차이가 없다. 고속에서 좌우 균형감을 유지하려는 등 조종성은 약간 나아진 듯 하다. 다만, 리어 서스펜션의 자유장이 짧은 탓에 파손된 노면에서 발생되는 충격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점이 아쉽다.
더뉴 그랜저 복합 공인 연비는 9.7㎞/ℓ, 시승 시 실제 연비는 14.5㎞/ℓ를 기록했다. 막히는 구간이 없었고, 서울외곽순환도로 제한 속도시속 100km를 유지한 결과다. 도심에서 7~8kmℓ 보일 것 같다.
더뉴 그랜저의 절정은 실내 디자인이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수평으로 뻗은 2개의 12.3인치 풀LCD 디스플레이가 각각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모니터 역할을 한다. 고급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터치식 공조장치를 탑재했다.
화려한 실내 모습 보다 고급 소재가 더욱 놀랍다. 가죽시트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 각종 버튼의 촉감과 반발력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차 못지 않다.
이날 만난 현대차 한 경영진은 "더뉴 그랜저 사전계약 첫날 계약된 1만7294대에 한해 연내 소비자 인도가 가능할 것"이라며 "둘째날 이후 계약 물량부터는 내년 이후 인도될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뉴 그랜저 판매 가격은 ▲2.5 가솔린 3294만원 ▲3.3 가솔린 3578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만원(세제혜택 후) ▲일반 판매용 3.0 LPi 3328만원부터 시작된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최첨단 안전사양과 나파가죽 등을 기존으로 갖춘 캘리그래피는 2.5 가솔린 4108만원이다. 3.3 가솔린은 4349만원이다. 국산 경쟁차로는 기아차 K7을 꼽을 만하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대중성은 더뉴 그랜저가 더 강하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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