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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인권법, 美 상원도 만장일치 통과…미중관계 악화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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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홍콩 자율권 판단해 '특별지위' 유지 판단

10일 이내 트럼프 대통령 서명 혹은 거부해야

中 이미 "중국 분열시 뼛조각 산산조각 날 것" 경고

1단계 무역협상 서명 앞둔 미중 관계도 다시 멀어질 듯

이데일리

홍콩 이공대에 남아있던 시위대가 18일(현지시간) 홍콩 경찰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AFP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시작된 홍콩 갈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인권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제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받으면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미 중국은 미국이 홍콩의 자치권 보장을 언급할 때마다 불쾌감을 내비친 만큼 반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협상 서명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양국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인권법, 트럼프 서명만 받으면 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은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홍콩에 대해 중국 본토와 다르게 관세와 투자, 비자 발급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체제가 안정적인 ‘별도의 체제’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특별지위’를 기반으로 홍콩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증권사를 유치하며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역시 이 홍콩의 지위 덕분에 벌어들이는 달러가 쏠쏠하다.

하지만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홍콩 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만일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중국은 경제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한 사람들에 대해선 미국 입국에 필요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홍콩 인권법은 공화당의 루비오 의원을 포함해 크리스 스미스(공화·뉴저지) 하원 의원, 벤 카딘(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이 발의했다. 상·하원과 당을 막론하고 뜻을 모아 발의된 법안인 셈이다.

법안은 이미 지난달 15일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바 있다.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거치면 효력을 갖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이 법안을 서명하거나 거부해야 한다. 그런데 상하원을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한 법안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법안을 발의한 루비오 의원은 “미국의 상원과 하원 모두 자유와 인권을 지지하며 홍콩 시민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분골쇄신’ 경고한 中…미중 갈등 불가피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만큼, 홍콩 시위대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밍바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라 불리던 홍콩 이공대가 경찰에 의해 진압된 후, 일부 시위대만 탈출하고 4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스테판 로 홍콩 경무처장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강경파인 크리스 탕 차장을 앉히는 등 강경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홍콩 시위대에 힘을 실어주는 만큼, 시위대가 분위기를 전환하고 다시 한 번 반(反)중국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홍콩 시위대는 성조기나 유니언잭(영국 국기)를 들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구했고 우산혁명을 이끈 홍콩 시위대 지도자 조슈아 웡 역시 미국에 홍콩인권법 통과를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도 불가피하다. 이미 이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지난달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정세를 분명히 보고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 고삐를 잡아채길 바란다(懸崖勒馬)”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 표현은 중국 정부가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전에 썼던 표현이다.

이보다 더 강한 외교수사는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 뿐인데 중국이 인도·베트남과 전쟁에 돌입하기 직전 사용했던 표현이다. 신중국 70년 역사상 두 번 등장했던 용어다. 중국 정부가 얼마나 홍콩 인권법에 예민한지 알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중국의 어떤 영토라도 분열시키려는 이가 있다면 몸이 부서지고 뼛가루로 산산조각 나는 결과(粉身碎骨)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 서명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양측은 지난달 10~11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 2500억달러에 부과하려던 추가관세를 연기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서명을 하지 못하고 신경전을 펼치던 상태에서 미국이 ‘홍콩인권법’ 가결을 앞둔 만큼 중국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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