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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톱스타 펭수 모셔라"…유통가 스카우트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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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BS 캐릭터 `펭수`가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 패션 잡지 화보를 찍는 등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 제공 = 나일론코리아 SNS 계정·EBS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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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속한 회사 사장 이름을 마음껏 부르고, '돈줄' 취급하는 펭귄.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안 난다'는 명언을 남기며 직장인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펭귄. '직장인들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EBS 공식 캐릭터 '펭수'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도 펭수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열 살짜리 펭귄 캐릭터의 몸값도 톱스타급 광고출연료 수준으로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19일 빙그레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는 EBS가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자이언트 펭TV'의 제작진과 만남을 갖고 펭수를 광고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빙그레가 펭수의 모델 섭외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계약 성사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고, 펭수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자리였다"며 "계약이 이뤄진다면 히트상품인 슈퍼콘 광고를 찍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빙그레는 지난달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펭수가 참석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슈퍼콘 댄스 챌린지'는 지난달 빙그레가 진행한 마케팅 행사로, 슈퍼콘 광고에서 손흥민 선수가 선보인 어설퍼 보이는 춤을 가장 비슷하게 따라한 응모자들에게 경품을 제공했다. 당시 펭수는 137위를 기록해 탈락했는데, 순위를 확인하며 실망하는 영상을 찍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외에도 펭수에 대한 식품업계의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빠다코코낫'을 만드는 롯데제과, 동원참치로 유명한 동원그룹도 EBS 측과 접촉하거나 펭수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논의했다. 모두 펭수가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밝힌 제품들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펭수가 빠다코코낫을 좋아한다고 하니 (광고 등을) 제안해 EBS 제작진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원래 빠다코코낫이 광고를 하던 상품은 아니라는 점 등이 고려돼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펭수를 활용한 마케팅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한 음료업체가 EBS 측에 유사한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펭수에 대한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이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펭수의 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EBS 측과 한 업체 간 논의가 오간 계약 금액 규모는 톱스타들의 광고출연료 수준인 수억 원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펭수가 식품업계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펭수에 호응하는 주 고객층이 20~30대 대학생·직장인이라는 점에 있다. 제품 주기가 빠르고 트렌드에 민감한 식품업계 특성상 대부분 식품업체들이 겨냥하는 고객층과 겹쳐서다. 한국교육방송 EBS의 캐릭터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보업계 관계자는 "제품 모델을 선정할 때 모델이 지닌 이미지나 모델이 '사고를 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다"며 "모델을 선정하는 기업 내 의사결정자들이 펭수가 EBS 모델이라는 점에서 안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펭수가 어떤 업체의 품에 안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콘텐츠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펭수가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다 보니 나올 수 있는 콘텐츠가 다소 한정적일 수 있다"며 "펭수의 평소 영상 주제와도 마케팅 활동 맥락이 맞닿아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펭수의 캐릭터가 제품 패키지에 입힐지, 펭수의 유튜브 채널에 제품이 노출될지 등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도 업계의 고민이 많아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펭수는 지난 4월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EBS TV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나오는 캐릭터다.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헤엄쳐 온 열 살짜리 펭귄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어린이 캐릭터들과 달리 화를 내거나 질투를 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여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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