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6329183 0022019111856329183 01 0101001 6.0.18-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74003041000 1574027383000 related

“2016년 살생부는 사실…유승민·서청원·이재오 등 40명”

글자크기

보수통합 나선 김무성의 회고

현기환 정무수석 세 번 찾아와

TK는 할매(박근혜)에 넘기라고 해

옥새 파동은 친박 측의 가짜뉴스

부산 갔지만 도장은 당 금고에

박근혜 탄핵 아닌 공천갈등 때

민주당으로 정권교체 시작된 셈

중앙일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대표 시절이던 2016년 3월 부산 영도구 자신의 사무실에 갔다가 영도대교에 올랐다. 대표 직인을 가지고 갔다는 소문 탓에 소위 ‘옥새 파동’이 벌어졌다.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보수 야권을 통합하는 데 정치인생의 승부를 걸고 있다. 그런 김 전 대표와 지난 1일 인터뷰하면서 그가 물꼬를 튼 보수통합에 관한 뒷얘기를 들었다. 그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내가 얘기를 안 하다 오늘 모처럼 하는데, 화끈하게 해 보자”면서 정국의 분수령이었던 ‘2016년’의 비사를 털어놓았다. 그는 “분열된 당이 선거 전에는 통합해야 한다. 통합이 최고의 가치임을 강조하기 위해 분열의 아픈 기억을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살생부, 그거 사실이다.”

김 전 대표가 중앙일보에 처음 털어놓은 말이다. 지난 2016년 2월 25일, 이재오·유승민·정두언 등 비박 의원들 40명이 공천배제 명단에 적혀 있었다는 얘기를 정두언(작고) 당시 의원이 “김무성 대표에게 들었다”고 폭로하면서 여의도가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당시 김 전 대표는 부인했다.

정두언에 살생부 알려줬더니 폭로

Q : 그 존재를 오늘 처음 인정하는 건데.

A : “그렇다. 신동철이가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 아이가. 그와 형제 같은 A가 있다. A가 신동철에게 들은 얘기, A4용지 한장에 받아 적은 명단을 나한테 보여줬다. 40명이다.”

Q : 명단은 찌라시에 많이 돌았다.

A : “알려진 것과 다르다. 살생부를 보고 신동철이 한 표현이 ‘이 새끼들 진짜 나쁜 놈들이다’였대. ‘이 새끼’는 40명 명단을 만든 사람이지. 정두언, 김용태 (비박) 등도 들어가 있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헌신적으로 한 서청원, 이인제도 다 자른다고 돼 있었으니 나쁜 놈이라고 한 거지. 나름 (친박 비박을 두루) 확 잘라 버리는 혁신적 공천을 할라고 한 거다. 그날 국회에서 우연히 정두언을 만났다. ‘니 내 좀 보자’고 한 다음 ‘저놈들이 이렇게 (명단을) 짜가지고 공천 때 40명을 죽이겠다고 하는데, 거기 니 이름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나는 상향식(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할 건데, 내 그건 절대 안 밀릴 거다’라고 호의로 말해줬다. 정두언이 바로 언론에 이야기해 버렸지만 너무 쇼크여서 숨겼다.”

Q : 살생부는 누가 만들었나.

A : “모르지. 하지만 청와대에서 누가 만든 거지.”

중앙일보

2016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살생부는 조선 단종 때의 ‘계유정난’(癸酉靖難) 에서 유래한 말이다. 당시 권신 한명회가 종이에 살릴 사람과 죽일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고, 입궐하는 대신의 얼굴과 리스트를 대조한 뒤 무사에게 지시를 내려 손 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런 ‘데스노트’가 2016년 병신년 2월 여의도에 나돌았다. ‘병신정난(丙申政難)’이라 부를만하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살생부 돌기 직전)나를 찾아왔다. 글마 표현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할매’라고 하면서, ‘할매도 퇴임하고 후원세력 있어야 안 되겠습니꺼. 다른 데는 (김 대표 뜻대로)다 상향식하고, TK는 할매에게 넘겨 주시오’라고 했다. ‘안된다’고 했다. 또 찾아와 ‘대구(총 12석)만 넘겨주시오’라고 했다. 또 ‘안된다’고 했다. (세 번째로 와서) ‘유승민과 그 일당만 넘겨주시오’라고 하더라. 8명이었다. 그 것도 ‘안된다’고 했다. 이게 시작이다. 그때부터 비극이 시작된 거다.”

김 전 대표가 제안을 일축한 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부임(2016년 2월)했다. 그리고 ‘친박 감별사’들이 TK를 다니며 ‘진박(眞朴) 마케팅’을 했다. 그리고 희대의 ‘옥새파동’이 벌어졌다.

Q : 왜 도장(대표 직인)을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갔나.

A : “아이고야. 나는 도장 가지고 나른 일이 없다. 도장은 당 금고에 있었다. 나는 이한구가 공천을 무리하게 해도 파국을 막기위해 수용했지만 제일 마지막 6곳(이재오 및 유승민계 낙천)은 확실하게 부당한 공천이어서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없다고 기자회견으로 맞섰다. 내가 최고위를 안 열면 공천이 안 되는데, 도장 갖고 도망갈 필요가 뭐가 있나. (친박 측이) 가짜뉴스를 흘린 거다. 문재인 집권은 박근혜 탄핵이 아니라 공천 때 시작이 된 거다.”

문 대통령, 박 전 대통령 사면할 것

Q : 2017년 대선 국면에서 굳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든 이유는.

A : “문재인과 해보려면 반기문밖에 없지 않았나. 1호 당원인 박근혜 대통령이 탈당 안 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기문이 국민신뢰를 잃고도 잘못이 없다는 박근혜가 버티는 당에 들어오나. ”

Q : 반 전 유엔사무총장과는 교감이 있었나.

A : “미국으로 내가 밀사를 보냈다. 대학교수인데 나하고 친척이고, 반 전 총장하고도 아는 사이다. 밀사가 ‘끝까지 갈 거냐. 구설수는 클리어하냐’고 물어보니 ‘클리어하고, 끝까지 간다’고 했다. 그래서 바른정당 창당이 진행된 거다. 민한당을 (모델로)생각했다. 조윤형 대표 시절, 의원들이 신민당으로 가버리고 5명 남았잖나. 그런데 반 전총장이 20일 만에 그만둔 거다. 매일 돈이 2000만원씩 들어간다면서.”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어떤 상가(喪家)에서 조우해 나눈 대화도 일부 공개했다.

“대통령이 거의 된다고 볼 때라 ‘박근혜, 절대 부정할 사람이 아니다.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있겠느냐. 제왕적 대통령제에선 생각지도 않은 일(최순실 사태)이 생긴다. 당선되면 제왕적 권력구조를 바꾸라’고 했다. 문재인 후보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사람이 문제고, 내가 하면 안 그런다’고 하더라. 나는 ‘당신이 아무리 잘하려 해도 3년 안에 대형 사건이 터진다. 두고 보라’고 했다. 그땐 듣고만 있더라. 봐라. 조국사태가 터졌잖아?”

Q :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까?총선변수가 될까?

A : “되지. 변수지. 나는 선거전에 대법원 판결 난다고 보고, (문 대통령이) 사면한다고 본다. 나는 탄핵을 주장했지 구속을 주장한 적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은 결벽증이 있어 절대로 부정할 사람이 아니다. (변수든 아니든)이제 정치도 친박, 박근혜, 친문, 문재인 같은 사람중심이 아니라 가치중심으로 가야한다. 사람중심 정치는 저수준의 정치다.”

강민석 기자 mska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