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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는 없다" 中 신장 인권탄압 기술한 내부문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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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위구르족 수용소 관련 정부문건 400여장 입수

'극단주의 전염병' 치료시설…"가혹해야" 시진핑 비공개 발언도

연합뉴스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직업훈련소'[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제 가족들은 언제쯤 풀려나죠? 이게 직업훈련이라면 왜 집에 올 수 없는 거죠?'라는 학생의 질문을 받는다면 '너희 가족은 이슬람 급진주의에 감염됐기 때문에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답하라."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에 2017년 들어선 이른바 '직업훈련소'가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탄압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제 구금시설이라는 주장이 사실일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계 인사로부터 신장 위구르족 구금시설과 관련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부 내부 문건 403장을 확보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 24개 문서로 구성된 이 문건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다른 지도자들의 연설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통제·감시하기 위한 지침과 보고서 등이 담겨있다.

NYT가 제시한 문건에는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위구르족 유학생이 방학을 맞아 다시 신장으로 돌아와 가족의 행방을 찾을 때를 대비해 질문·답변 형식으로 만든 지침서가 등장한다.

투루판시 공무원이 2017년 작성한 이 문건에는 갑작스레 가족과 친척을 못 보게 된 학생들에게 현재 가족과 친척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하라는 권고가 담겼다.

유학생들의 행동거지와 출석태도 등이 수용소에 있는 친척들의 점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수용소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는 일종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료들은 위구르족 유학생들이 위챗이나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 잘못된 의견을 올리기 시작하면 중국 곳곳에 있는 친구들을 통해 전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이라며 이들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격리 수용하는 방안은 2014년부터 논의가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 권력을 거머쥔 지 채 1년이 안 된 시점으로, 당시 신장 지역에서는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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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풍경[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장에서 유혈사태가 잇따르자 시 주석은 지역 경찰대를 시찰한 뒤 "우리는 그들처럼 가혹해야 한다. 절대 자비를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관영언론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시 주석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중독성이 강한 마약에 비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럽고, 외부에서 개입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2016년 8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당서기로 천취안궈(陳全國)가 임명됐다. 그는 "체포돼야 하는 사람은 모두 체포하라"며 종교적인 급진주의 또는 반정부 주의적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구금하라고 명령했다.

그 증상에는 수염을 길게 기르거나, 아랍어를 공부하거나, 모스크 밖에서 기도하는 등 위구르족 사이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행동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신장 구금소 설치와 운영을 두고 중국 정부가 일사불란한 게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신장의 야르칸드(중국명 사처·莎車) 담당한 왕융즈라는 이름의 관리가 정부의 결정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가 자리에서 쫓겨나고 기소까지 당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구금해야 할 위구르족의 수치까지 정해놨는데 왕융즈는 이 방침이 오히려 민족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은 신장지역 경제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결국 그는 2017년 언젠가 구금소에서 7천여명 석방했다가 지난해 9월 돌연 자취를 감췄다. 당 지도부는 약 6개월 뒤 그가 "중앙지도부의 전략에 중대하게 불복했다"고 발표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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