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와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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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하야하라. 하야하라. 하야하라.”
16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로 가득했다. 이곳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진행자의 구호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탑에는 빨간색 글씨로 “한반도의 역사 왜곡 거짓선전탑 철거해”라는 종이가 붙었다.
마이크를 잡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이승만, 박정희에 의해 대한민국은 5000년 역사에서 지금 가장 번성한 시기를 맞이했다”며 “그러나 주사파들이 나타나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대한민국을 지켜내지 못한 죄를 회개해야 한다”며 “이승만, 박정희에 버금가는 세 번째 지도자를 내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눈에 몇 사람이 보인다”며 “세게 기도하면 하나님이 반드시 지도자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는 최근 정부가 북한 선원 2명을 북송한 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조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풍산개도 환영식을 했는데 자유를 찾아온 국민을 개보다 못한 취급을 해서 보냈다”며 “거기에 대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간 갈등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광장 바로 옆 도로에서는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총투쟁’을 개최했다. 이들은 ‘탄핵 무효, 첫눈이 오기 전에 보고 싶습니다’ ‘탄핵 부역자 처벌’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확성기로 “탄핵 무효”를 외쳤다. 그러자 전 목사는 “저런 인간들 때문에 안 된다”며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한 시민도 “여기서 집회하고 있는데 옆에서 무슨 짓이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대역 삼거리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를 설치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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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수호.”
같은 날 저녁 6시에는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면으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이날 집회는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에 이은 새로운 집행부가 준비한 첫 집회다.
주최 측은 ‘계엄문건 수사하라’ ‘친일 적폐 물러나라’ ‘윤석열을 수사하라’ ‘정경심을 석방하라’ ‘끝까지 조국수호’ ‘공수처를 설치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배부했다. 한편에서는 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이벤트가 열렸다. 두 사람에게 편지를 쓰면 포토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여성은 자신을 “서울 마포구에서 온 20대 문꿀오소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격을 살인하는 것 같은 검찰의 표적 수사와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는 언론에 화가 났다”며 “집회에 나오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 저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택견을 지도하는 강모씨는 조 전 장관이 과거 부른 ‘홀로 아리랑’에 맞춰 택견을 선보이고 “조국 장관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구호를 외쳤다. 뒤이은 자유 발언자는 “집회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여정에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나왔다”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는 다음 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전 목사는 “다음 주까지 숙제를 해 오라”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고, 서초대로에는 ‘촛불 집회는 계속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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