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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시진핑 “홍콩 폭력 제압 긴박한 임무”…시위대 일부 도로봉쇄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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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제 정상회의 연설서 “긴박한 임무”

지난 4일엔 “가장 중요한 임무”로 표현

수위 높아진 표현으로 사태 시급성 강조

중국 중앙정부 직접 개입 여부는 언급 안 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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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 사태 해소를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시작된 교통방해 시위로 도심이 사실상 마비됐는데도 당국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친중파 진영에서도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위대 쪽은 “24일 지방선거를 예정대로 치를 것을 보장하라”며 일부 간선도로의 봉쇄를 풀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5일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 중인 시 주석이 전날 연설에서 “홍콩에서 계속되는 과격 폭력범죄로 법치와 사회 질서가 짓밟히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한 시 주석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의 발언을 전후로 미국 상원은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 특별대우를 중단시킬 수 있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대한 신속처리 절차를 시작했고, 중국 쪽은 “내정 간섭하지 말라”고 맞섰다. 마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홍콩인권법안은 이르면 18일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도 이날 연례보고서를 내어 “중국이 홍콩 주권 통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홍콩에서 ‘고도의 자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홍콩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반대한다”며 “미국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방해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도시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는데도 홍콩 당국이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친중파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관영매체인 <문회보>는 15일 “정부가 폭력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서 홍콩 시민들이 정부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로 닷새째를 맞은 교통방해 시위로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 차질은 이어졌지만, 시위대가 일부 도로의 봉쇄를 풀면서 출근길 혼란상은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중문대를 거점으로 삼은 시위대는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어 신계와 카오룽반도를 연결하는 톨로 고속도로 5개 차선 가운데 1개 차선의 봉쇄를 푼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콩 당국에 “24일 홍콩 지방선거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24시간 안에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홍콩 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는 구의회에 배정된 행정장관 선거인단 구성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시위 사태에 따른 반중국 여론으로 친중파 쪽의 패색이 짙어 선거 연기가 추진되고 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시위대가 ‘유화책’을 내놓은 건 급속도로 격화하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중심가 센트럴 지역에서만 열리던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연대시위는 닷새째를 맞은 이날 코즈웨이베이와 타이쿠 등 홍콩섬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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