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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관계 '안갯속'인데…美 지소미아·방위비 거센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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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밀리 美합참·내일 에스퍼 美국방장관 연쇄 방한

지소미아 연장,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심화할 듯

한일, 지소미아 입장차 여전…양국 국방장관 회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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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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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한일 군사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주 미 국무부 3인방에 이어 이번주에는 미군 수뇌부가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찾아 고액의 '동맹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해제할 경우에만 지소미아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 연계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갈등의 기저에 있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협의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양국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 종료된다. 남은 기간은 9일이다. 다만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물론 외교부 장관간 회동 가능성이 남아 있어 막판까지 접점 모색을 위한 한일간 외교전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군 수뇌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 '압박' 예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은 13일 오후 일본을 떠나 한국을 찾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역시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브라이언 펜톤 국방부 장관 선임군사보좌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부차관보 등과 함께 SCM 참석차 14일 방한할 예정이다.

미군 수뇌부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합참의장급 연례회의인 한미군사위원회(MCM)와 한미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한다. 의제는 한반도 안보정세 평가와 정책공조, 전작권 전환 추진, 주한미군기지 이전과 반환 등 안보 현안이다. 하지만 핵심 안건은 지소미아 연장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으로 압축된다.

실제 밀리 미 합참의장은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다. 회담 직후 밀리 합참의장은 "한국에서도 (지소미아는) 협의 포인트가 된다"며 "기한이 끝날 때까지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재검토를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군 수뇌부 방한을 앞두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도 주목된다. 그는 전날 취임 1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정보공유협정이 없다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을 지니고 있다"고 말해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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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2일 연합사령부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2019.11.12. (사진=한미연합사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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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도

특히 이달 서울에서 진행되는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노골적인 증액 요구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왔던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와 비용을 거론하며 미국인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평범한 미국인은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미군을 바라보며 '왜 저곳에 미군이 필요한가?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이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인데 왜 우리가 방어해 줘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군이 어떻게 동북아의 힘을 안정화시키고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지를 적절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 키이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 등은 한국을 찾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괌, 하와이 등 한반도 외 지역에 배치돼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미국 전략 자산의 유지·보수 비용은 물론 한반도 외 지역에서 수행하는 작전 비용 일부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미군이 부담해온 주한미군 순환 배치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3차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동맹국의 책임과 비용을 늘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미국 측 인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일관된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에 지소미아 연장을 통한 책임을 요구하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통한 비용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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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방위상. 사진은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갈무리. 2019.11.13.



◇한일 국방장관 회담 조율 중…지소미아 분수령 될까

지소미아 종료까지 시간이 촉박하지만 한일 관계는 안갯속에 있다. 한국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 등 신뢰관계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경우 지소미아 연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와 일본 수출규제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는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간 실무급 또는 고위급 협의와 관련해 당장 정해진 일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다음 주 한일 국방장관 회담과 외교부 장관 회동 가능성이 남아 있어 양국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은 오는 16~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이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또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할 경우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박원곤 교수는 "지소미아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11월, 12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자동차·철강 등 관세 문제, 북미 협상 등에 잇따라 영향을 미치며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다"며 "한일 국방장관 회의에서 한일 안보 차원의 신뢰를 담보하는 등 진전을 이루고, G20 외무장관회의에서 미국이 이를 보장한다면 한일 모두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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