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 4만 마리 사체에서 핏물이 새어 나와 민통선 인근 임진강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부지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급하게 매몰 작업을 진행한 탓입니다.
박찬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철조망 너머 수만 마리의 돼지 사체가 아무렇게나 쌓여 있습니다.
돼지 사체가 트럭 짐칸에서 부패해 가고 여기서 새어 나온 핏물이 하천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인근 주민 : 침출수 문제가 (있죠) 농민들도 있으니까, 옆에서 농민들도 밭에서 일들하고 하니까….]
아프리카돼지열병 2건이 확진된 경기 연천군은 사육 돼지 16만여 마리를 살처분했습니다.
이 가운에 4만 7천여 마리가 민통선 내 군부대 부지에 쌓여 있었는데 폭우로 인해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 것입니다.
오염수가 어디까지 퍼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매립지에서 2㎞ 정도 떨어진 하천도 침출수와 소독 약품이 섞인 탁한 거품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석우/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 순간적으로 눈이 온 줄 알았어요. 발견된 시각에 온통 빨갰으니까, 밤사이에 흘러서 아마 그 상수원까지, 아마 취수장까지 들어갔다고 생각이 듭니다.]
방역당국이 매몰지를 마련할 대책 없이 살처분 조치를 서두르면서 지자체는 돼지 사체를 그대로 쌓아둘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연천군 관계자 : (살처분) 기일을 또 너무 중간중간 계속 짧게 좁혀 오는 거예요. (매몰통을) 제작하는 시간보다 살처분해서 옮겨 오는 물량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유출 사고가 난 매몰지에는 아직 2만여 마리 돼지 사체가 쌓여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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