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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 압박 노골적 무시…미국의 ‘무시전략’ 안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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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함께 2차 원자로 건설 등 경제제재 맞서 ‘정면승부’

경제 안정, 역내 영향력 더 커져…핵개발 위협 증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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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뉴욕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열린 기념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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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의 ‘이란산 원유’ 구입 금지 조치 등 장기화되는 경제제재에 맞서 끄떡없다는 듯 과감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남부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고 밝혔으며, 10일에는 페르시아만 연안 부셰르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러시아와 함께 2차 원자로 건설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압박’ 전술을 펴고 있지만,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보고서까지 나왔다.

영국 런던 소재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이란이 미국의 걸프 동맹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중동에서 영향력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217쪽짜리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란 최대압박 전술 1년 즈음인 지난 5일 이란의 경제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으며 역내 최강국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이란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것과 달리 일자리 상황은 안정적이다. 이란 정부가 지난달 초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발표한 올해 여름분기 총 고용인구는 247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직격타를 맞았던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어났다. 지난해 여름분기 이후 약 8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 분야 고용률은 4.6%포인트 늘었다.

이란이 중동지역 다른 산유국에 비해 석유 의존도가 낮고 산업구조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미국이 간과했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지적했다. 실제 2017년 기준으로 사우디의 석유 수출은 전체 수출의 78%를 차지하는 반면 이란은 43%에 그쳤다. 또 이란 내 석유 부문 노동자 비율은 채 0.5%도 안될 정도로 낮다. 이란 정부의 농업·서비스 부문 활성화 정책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면서 미국 제재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 가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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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게양된 이란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빈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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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영향력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을 대거 철수시키면서 생긴 힘의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가 지원하는 정부군으로부터 수도 사나를 탈환한 지 벌써 5년째를 맞았다. 이슬람 시아파 정부가 들어선 이라크는 미국의 제재에도 동참 거부 의사를 밝히며 같은 시아파 정부인 이란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수니파와 기독교 마론파, 무당파가 연대한 정파 ‘미래운동’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법학자 지배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정치적 중심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런던 IISS는 혁명수비대 내에서도 특수부대인 쿠드스 최고사령관을 정점으로 하는 군사기반 외교활동이 이란의 역내 영향력 유지에 핵심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의 과감한 행보를 두고 우려도 나온다. 드론으로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재차 공격해 석유시장을 교란시키거나 핵개발 위협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영국 이란대사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무시하기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란은 계속 저항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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