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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떠나도, 남아도 '걱정'…기약 없는 포항지진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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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일부 이재민들은 체육관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음 주부터 임대 아파트로 이사를 가는데 반대로 체육관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저는 2년 전 포항 지진 때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곳으로 알려진 한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습니다.

와서 보니까 건물 외벽에 여기저기 금이 간 것이 굉장히 많이 보이고 화단에는 당시 지진 충격으로 떨어진 외벽 파편들이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게 쌓여있습니다.

2년 사이 주민 25%는 떠났고 나머지는 이재민 수용시설에 살고 있습니다.

인기척이 있는 곳을 찾아갔더니 환갑을 넘긴 주민이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윤석순/포항 지진 이재민 : 여기 침대에 깔았던 이불 걷어다가 저 위(체육관)에 가서 세탁한다고 아침에 걷어다가 세탁기에 넣어서 돌려놓고…]

다른 집에 현관 앞에는 커다란 소금 포대도 눈에 띄었습니다.

[박호순/포항 지진 이재민 : (이사 가실 때 가져가시려고 소금 사신 거군요?) 네. (이사) 갈 때 가져가려고…]

모두 다음 주부터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 이재민들입니다.

체육관 텐트 생활 2년 만입니다.

[(체육관 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집으로 가는 게 좀 나으시죠?) 낫지요. 그걸 말이라고…]

체육관에 남아 있는 이재민은 92가구 208명. 이 가운데 지자체가 마련한 임대 아파트로 이주하는 이재민은 60여 가구입니다.

텐트를 떠난다는 것이 반가울 것 같은데 속사정은 달랐습니다.

[포항 지진 이재민 : 포항시는 2년까지 LH(임대아파트) 보장해 준다고 했는데, 2년 뒤에는 아무것도 보장된 게 없어요. 그러면 집은 엉망이 될 거고, 2년 뒤에 저희는 다시 체육관에 올 수 있을까요? 없어요.]

또 폐지를 주워 하루하루 사는 할머니는 2년짜리 임대아파트 관리비가 부담스러워 이사를 포기했습니다.

[최우득/포항 지진 이재민 : 박스를 주워 팔아서 제가 먹고살아요. 그것(이주하는 임대아파트 관리비)도 내야 하고 여기(살던 집 관리비)도 내야 되고. 자식들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또 손 못 벌립니다.]

할머니처럼 30여 가구는 이주 대신 체육관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체육관을 나선 이재민들은 해가 지면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지금 이곳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하나같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태풍으로 망가진 집은 비만 오면 물이 줄줄 새고, 불안해서 들어가서 살 수도 없는 데다, 잘 팔리지도 않는데 포항시는 한 세대당 50만 원 정도 지원을 줄 테니 수리해서 들어가서 살라는 이야기만 계속해서 반복한다며 너무 야속하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특별법이라도 빨리 만들어져서 조금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기대도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별법은 지난 4월에 발의돼 아직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정영삼)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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