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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사회정책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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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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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임기 반환점을 맞이한다. 최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가장 잘한 정책으로 사회 부조리, 권력기관 등에 대한 개혁 정책(18.9%), 복지 정책(15.5%), 한반도 평화ᆞ안보정책(8.5%)이 1~3위로 꼽혔다. 가장 잘못한 정책 분야는 경제(16.6%), 인사(14.2%), 한반도 평화ㆍ안보(13.6%) 순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평화ㆍ안보 정책의 경우 잘잘못에 대한 평가가 엇갈려 북한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를 볼 때 경제ㆍ공정ㆍ평화라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집권 후반기 레임덕이 빨리 올 가능성이 엿보인다.

민생과 직결된 사회 분야의 경우, 복지 정책은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였고, 아동수당 도입, 고교 무상교육 확대, 통신요금 감면 대상 확대 등을 통해 국민 생활비 부담을 덜어 주었다. 또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인상,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등을 통해 소득 보장을 확대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 감염병에 대해 초동 단계부터 철저히 대처케 하고, 재난 사고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는 등 협업과 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 공직자 갑질 금지 규정 마련,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갑을관계 제재 강화를 위한 하도급법ㆍ가맹법ㆍ유통업법 개정 등 덕분에 OECD가 주관하는 2018년 정부 신뢰도 평가에서 전년보다 7단계 상승한 25위에 올랐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2016년 70위에서 올해는 41위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고 순위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특히 사회정책 분야에서 불평등 문제, 격차 문제, 노사정 문제, 저출산ᆞ고령화 문제, 청년 문제, 미세먼지 대책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하다. 하지만 집권 후반기는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우선, 국민 요구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근거로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 정책은 어느 정도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수요와 공급, 소득과 지출, 그 이면의 인간의 이기심과 이타심, 그리고 범용성 기술력의 장단점을 정교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바탕으로 하는 정책 목표라도 달성할 수 없다. 둘째,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책수단 선택과 조정을 잘 해야 한다. 목표에 맞는 정책 수단을 발굴해야 하며, 정책 간 상충 관계에 대한 입장 정리를 정확히 함으로써 정책 간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정책을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사회정책 컨트롤타워를 두어서 확실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 담론 형성을 잘 해야 한다. 담론 형성이 어느 정도 되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저출산ㆍ고령화 대비 필요성 등 포용 성장과 포용 복지의 통합정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인간의 행복, 삶의 질과 직결된 복지 서비스, 의료, 주거, 교육 등의 지출을 감소시키는 탈상품화 전략에 따라 전문인력 활용을 통한 공공 인프라 구축 정책, 공공과 민간의 균형적 일자리 창출과 사회보장 확충을 위한 누진적 조세체계 정책, 부패를 제어할 시스템과 사회자본 문화를 정착시킬 민주시민 교육 정책,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사회계층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공정경제 정책, 남북한 평화와 교류 및 평화경제 체제를 통한 상호 번영의 기회 활용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사회 정책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흙수저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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