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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특집-인터뷰]조준우 교수의 심근경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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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조준우 교수가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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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정영 기자]

하루하루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갈 무렵이면 우리는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지병이 있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고 아니면 심근경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뜻한 환경에서 급격히 추운 환경에 노출될 때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평소 위험군에 있던 사람이 이 시기에 위급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조준우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금연’”이라며 절대금연을 강조했다. 더불어 조 교수는 “50대 이상 흡연자라면 건강검진 시에 심장 전산화 단층촬영(CT)을 한번쯤 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겨울에 더 위험한 심근경색

심장은 우리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심장에 혈류를 공급해 주는 통로가 바로 관상동맥이라고 하는 혈관이다. 이 혈관이 여러 이유들로 인해 좁아지게 되면 심장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원할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심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을 우리 몸 곳곳으로 잘 보내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허혈성 심장 질환’이라고 한다.

단계적으로 심장 허혈이 심각한 정도에 따라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구분되며, 심근경색의 경우는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상황을 일컫는다.

심근경색은 겨울에, 그리고 이른 아침에 많이 발생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혈액 내 혈소판이 증가와 응집으로 이어져 혈전이 늘어나면서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 심근경색의 제1의 원인은 흡연

관상동맥을 좁게 만드는 상황이나 조건들이 허혈성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관상동맥 내에 찌꺼기가 쌓이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데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것들이 혈관 내 찌꺼기인 동맥 경화 발생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혈관 자체는 깨끗하지만 과도하게 관상 동맥이 수축하여 좁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드물지만 선천적으로 관상동맥에 기형이 있어 심장으로 혈액을 잘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요인 중에 가장 나쁜 것은 흡연이다. 흡연은 심장질환에 나쁜 것 중 단연 첫 번째다. 식습관에서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라면 ‘짠 음식’도 피해야 한다. 수면습관도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아지면 고지혈증 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지병을 악화시킨다.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운동할 때 가슴통증 심해지면 허혈성 심장질환 의심하라

흔히 TV에서 심장 마비가 발생하였을 때 가슴을 움켜잡으며 쓰러지는 상황을 불 수 있다. 심장 마비는 허혈성 심장 질환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관상동맥내의 동맥 경화 일부분이 찢어지면서 혈전이 발생하여 혈관을 완전히 막았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허혈성 심장 환자들은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이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 쥐어짜는 듯한 느낌, 따끔따끔한 느낌, 답답한 느낌, 숨이 차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은 모두 가슴통증에 해당한다.

가슴통증이 있다고 해서 그 원인이 모두 허혈성 심장 질환에 의한 것은 아니다. 가슴통증은 심장질환 외에도 역류성 식도염 등의 소화계 질환 때문일 수도 있고 피부나 뼈의 문제로 인한 통증일수도 있다.

특징적으로 묵직하게 가슴을 누르는 느낌이 나거나 쥐어짜는 듯한 양상의 통증일 때,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했을 때 그 통증이 나아진다면 허혈성 심장 질환을 좀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위해 한국 심장재단의 지원으로 무료수술을 지원하는 제도도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 심한 심근경색 아니면 심전도검사와 혈액검사로 진단 안 돼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와 심전도를 통해 비교적 간단히 허혈성 심장 질환의 진단에 접근을 할 수 있지만, 질환의 정도가 아주 심하여 심근경색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러한 진단 방법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심장 초음파검사, 심장 전산화 단층촬영과 같은 방법들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은 혈관 조영술을 통하여 좁아진 관상동맥으로 흐르는 혈류를 보는 것인데, 다리의 대퇴 동맥이나 손목의 요골 동맥으로 접근하여 시행한다. 조영술은 다른 검사법에 비해 침습적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급성 심근경색 골든타임 3시간, 시간이 생명이다

급성심근경색 골든타임은 3시간 정도이다.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혈액공급이 5분만 중단되어도 세포가 괴사되기 시작한다. 한 번 괴사된 근육은 다시 재생되지 않으므로 심근경색에서 골든타임은 매우 중요하다.

극심한 심장 통증이 있은 후 2~3시간 이내의 병원을 찾아, 90분 이내 막힌 혈관을 열어주었을 때 심장이 원래의 기능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후유증이 심각해진다. 3~4시간 지나면 심장의 일부가 손실되고, 6시간 이상 지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12시간이 지나면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 해도 생명을 보장받기 어렵다.

◇ 위급상황에는 즉시 119신고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해야

의식이 없는 환자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해야 한다. 병원에 최대한 일찍 도착하는 것이 사망률을 낮추는 방법이며, 119구급차를 이용할 경우 다른 교통편에 비해 빨리 병원에 도착할 확률이 높다.

119에 신고한 후에는,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주변에 심장제세동기가 있다면 즉시 사용해야 한다. 최근 시민들의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의 시민교육 기회도 늘고 있다. 심폐소생술이나 심장제세동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은 학교 등 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을 위한 무료강좌도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좁아진 관상 동맥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시술적으로 풍선 확장술을 하거나 철망(스텐트)을 삽입하여 혈관을 넓히는 방법도 있지만, 병변이 관상동맥의 주요 부위에 있거나 여러 군데 일 때, 시술이 불가능한 병변일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심장수술은 전신마취를 필수적으로 하여야 되며, 정중 흉골절개라는 방법으로 가슴 중앙을 세로 방향 20~25cm 정도 절개하여 시행하게 된다.

시술이 기존의 막힌 혈관을 넓혀 주는 것이라면, 수술은 막힌 혈관은 그대로 두고 우리 몸에 있는 깨끗한 혈관을 채취하여 막힌 부위를 우회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를 ‘관상동맥 우회술’이라고 부른다. 이때 새로운 혈관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이 가슴 안쪽에 있는 내흉동맥과 다리의 복재 정맥, 팔의 요골 동맥 등이다.

일반적으로 심장 수술은 수술 중에 심장을 멈추고 인공심폐기의 도움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관상동맥 우회술'의 경우는 이러한 과정 없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도 수술을 시행할 수 있고, 이를 ‘무펌프 관상동맥 우회술’이라 부른다.

두 가지 방법 중 어떠한 방법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고 수술결과는 비슷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수술 전 의사의 결정에 따르면 된다. 수술 시간은 환자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보통 4~6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일주일 전후의 수술 후 입원 기간을 가지게 된다.

◇ 50세 이상 흡연자는 건강검진 시 '심장 전산화 단층촬영(CT)' 권고

앞서 관상동맥에 찌꺼기가 잘 생기는 요인으로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을 언급하였는데 허혈성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이러한 위험 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금연이 첫 번째다.

50대 이상의 흡연자라면, 건강검진할 때 '심장 전산화 단층촬영'을 해보기를 권한다. 심근경색은 심전도 상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재의 국가건강검진 항목에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이 제한적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추가되어야할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심혈관계 질병은 발병 시 암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고 위험하기 때문에 조기에 위험요소를 발견하기 위한 제도적 시스템이 요구된다.

조준우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사·석사를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대구가톨릭대학병원 흉부외과 성인심장외과 임상강사,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성인심장외과 임상강사를 거쳐 현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흉부외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 한국줄기세포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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