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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금주의 B컷]오체투지 처음 나선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 시민들 반응에 “무릎보다 가슴이 더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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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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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오체투지에 처음 나서는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무릎보호대를 안에 해야 할지 밖에 해야 할지 서로 물어보며 머리를 맞댔다. 포근했던 가을 날씨가 쌀쌀해진 지난 5일 기독교·불교·천주교 종교인들과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했다.

바람이 찼지만 오체투지를 시작하자 얼굴에는 금방 땀이 맺혔다. 서울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오체투지에 시민들 반응은 다양했다. “저 힘든 걸 무릎 아파서 어떻게 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시민도 있었지만, 한 노인은 “얼마나 더 잘 먹고 잘살려고 저러냐”며 혀를 찼다. 한 운전자는 차 창문을 열고 “교통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에도 그들은 한 걸음 한 걸음 오체투지를 하며 나아갔다.

“무릎이 아픈 게 아니라 여기가 아픈 거지.”

쉬는 시간 “무릎이 괜찮느냐?”는 한 수납노동자의 물음에 오체투지에 참여한 수납노동자는 가슴을 만지며 답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출발한 오체투지는 명동성당과 조계사를 거쳐 6시간 만에 청와대에 도착했다. 한 수납노동자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각났다”며 “제가 힘은 약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처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뭔가를 나서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라질 직업’이라며 조롱받고 ‘욕심 좀 그만 부리라’는 비난에도 그들은 공동체를 생각하며 한 발 한 발 우직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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