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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요기요 배달원` 근로자 인정…긱 이코노미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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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용노동부가 개인 사업자로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일해온 배달 앱 '요기요' 배달원을 근로자로 인정했다. 고용노동부의 이번 결정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근로자 여부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보수를 기본급·고정급으로 지급하고 △'상당한' 정도의 업무 지시·감독을 한다면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플랫폼 업체에 처음 적용한 것이다. 다만 요기요는 다른 플랫폼 업체와 근로 형태가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다른 업체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5일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은 요기요 배달원 5명이 제기한 임금 체불 진정 사건에서 이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달 28일 그 결과를 진정인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요기요 배달원 5명은 정해진 장소에 출퇴근할 의무가 있고 점심시간까지 보고해야 하며 특정 지역에 파견되는 등 업무 지시를 받고 있다면서 지난 8월 초 고용노동부에 근로자 인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주휴수당과 연장근로수당 등 체불 임금 지급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요기요는 배달원과 근로계약이 아닌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배달원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그러나 근로자 여부에 관해 배달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진정인의 근무 형태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배달 앱을 통해 일하는 배달원을 근로자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근로자로 인정되면 노동관계법의 보호 대상이 된다. 사용자 쪽에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각종 수당 지급 의무 등이 생긴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번 판단이 진정을 제기한 배달원에게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다른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요기요 배달원이 근로자로 인정받은 것은 보수를 시급으로 받고, 배달을 나갈지 말지 본인이 선택할 수 없으며, 오토바이도 자가가 아닌 회사 제공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줬다"며 "다른 플랫폼 업체는 주로 건별로 보수를 받고 자가 소유 오토바이로 노무를 행하기 때문에 다르다"고 말했다.

배달대행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요기요 외에도 '배민라이더스' '배민커넥트' '쿠팡잇츠' 등의 배달원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라이더유니온은 "고용노동부의 이번 판단을 토대로 플랫폼 업체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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