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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한국당 김태흠 “영남·강남 3선 이상, 용퇴나 험지 출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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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강남3구 중진 의원들의 용퇴 또는 험지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한국당 ‘영남권 물갈이’ 제기

민주당 “86그룹·중진 교체”

이해찬·황교안 모두 ‘책임론’

인적 쇄신 추동 세력도 없어

유민봉 한국당 첫 불출마 선언


여야 내부에서 ‘중진 용퇴론’이 꿈틀대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선 비영남권 의원들이 ‘영남권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선 3선 이상 현역 의원과 ‘86그룹 세대교체론’이 나온다. 중진 용퇴론은 총선의 인적 혁신이자, 당 쇄신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야 모두 대표 리더십이 위기인 데다 당내 사정들이 얽혀 있어 실행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최근 끓어오른 쇄신론이 황교안 대표 턱밑까지 바짝 치고 올라왔다. 초·재선 의원들이 잇따라 황 대표 등 중량급 인사들의 용퇴나 험지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태흠 의원(재선)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의원들, 전·현직 당 지도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은 용퇴를 하든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초선)은 페이스북에 “당에서 큰 책임을 졌거나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분들은 당을 위한 헌신과 나라를 구하는 길을 험지에서 열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썼다. 초선 의원들은 조만간 집단 대응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들이 황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황 대표와 영남권 중진그룹에 불만이 팽배하다는 방증이란 것이다.

여당에 견줘 큰 폭의 쇄신이 어려운 처지에서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권이라도 혁신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공언한 상황이라 ‘중진 용퇴론’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물밑에서 교체 대상으로 수도권 다선 중진 의원과 86그룹을 비롯한 60대 이상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과거 호남 다선 중진의원들에게 집중되던 쇄신 요구가 지역·세대 기득권을 가진 다선·고연령 의원들에게 옮겨간 것이다. 최근 이탈세가 뚜렷한 중도·부동층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중진 용퇴론’이 쇄신 효과를 극대화할지는 미지수다.

세력이 아닌 개별 주장에 그치고 있는 데다 이를 관철할 리더십이 약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의 ‘천신정’ 그룹은 청와대를 향해 권력 실세였던 권노갑 고문 퇴진을 촉구하는 정풍운동을 주도했고, 그 결과 대선 국민경선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 여야에는 쇄신을 주도하는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비례대표 절반 청년 공천’ 등 우회적인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정도다. ‘셀프 용퇴 결단’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초선 유민봉 의원이 6일 불출마를 선언 할 예정이지만, 유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불출마 선언을 했던 터라 자정이 없는 당 현실만 드러내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도부 리더십도 관건이다.

한국당의 경우 황 대표가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총선기획단에 박맹우 사무총장, 이진복 의원,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을 포함해 ‘영남·황 대표 측근 중심 인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해찬 대표도 ‘조국 대전’을 거쳐오며 책임론에 직면했다. 40%대를 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당내 쇄신 목소리를 키우지 못하는 요인이다.

김윤나영·허남설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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