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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불황의 그늘… 일자리 못 찾은 생계형 창업 늘었다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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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자영업자’ 왜 늘었나 /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급증세 / 도소매·건설·제조업 특히 심각 / 靑 “고용 회복세 뚜렷” 밝혔지만 / 정부 인식과 달리 현실은 암울 / 취업 의사 없는 인구 역대 최다 / 8월 217만여명… 1년새 34만명 ↑

세계일보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종업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했다는 통계청 통계가 발표된 5일 서울 종로 한 건물에 빈상가 임대를 알리는 글귀가 나붙어 있다. 이제원 기자


종업원(고용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이 급증한 것은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경기 부진에 최저임금 인상 등의 충격으로 종업원을 해고했거나 고용 악화로 인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생계형 창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역대 최고 고용률’, ‘고용의 질 개선’을 언급하면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으나 지표 뒤에 숨은 고용 현실에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412만7000명)는 1년 전보다 9만7000명 늘었다. 이 같은 증가는 8월 기준으로 2000년(16만명) 이후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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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도소매업과 제조업 경기 악화로 인해 40∼50대 위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취업을 하지 못해 신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도소매업(-4만3000명), 건설업(-3만1000명), 제조업(-2만1000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건설업(3만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6000명), 농림어업(1만7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60세 이상과 30대에서 각각 8만6000명, 4만2000명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만2000명, 여성이 4만500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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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자영업의 현실은 정부 인식과는 차이가 크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최근 “8월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는 등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의 질 개선’의 근거로 삼았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은 큰 폭으로 늘었다.

우울한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자영업황뿐만 아니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취업 의사가 없는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 1633만명 중 쉬었음 인구는 217만3000명에 달했다. 1년 전보다 34만9000명이나 증가한 수치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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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39.2%), 50대(20.9%), 20대(16.1%), 30대(11.4%) 순으로 높았다. 쉬었음의 주된 이유는 몸이 좋지 않아서(41.7%),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16.9%),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6.3%) 순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8월 큰 폭으로 줄어든 실업자(-27만5000명)가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뉘어 들어가면서 쉬었음이 늘었다”며 “쉬었음이 역대 가장 많은 점은 사실이지만 3분기 들어 구직단념자는 감소로 전환했고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도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이 활발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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