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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고 장자연 사건

‘고 장자연 사건 유일 목격자’ 윤지오는 왜 인터폴 적색수배자 위기에 놓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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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배우 윤지오.뉴시스


경찰이 지난 4일 배우 윤지오(32)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외교부에 여권 행정제재조치도 신청했다. 후원금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후 캐나다로 출국한 윤씨가 경찰의 출석요구에도 응답하지 않자 윤씨의 발을 묶어 자진 입국하길 의도한 것이란 관측이다. 자신이 ‘고(故) 장자연씨 사망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라 나서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던 윤씨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터폴 수배 요청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4일 윤씨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교부에 여권 발급 거부 및 반납 명령 등 행정 제재를 신청했다. 관계부처를 통해 윤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도 요청했다. 지난달 29일엔 법원에서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받았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인터폴 190여개 가입국들은 적색수배된 범죄자가 검거되면 해당 국가로 송환한다. 윤씨의 적색수배 여부는 인터폴 사무국 심의를 거쳐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해 윤씨가 자진 입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자연 사망 사건의 ‘13번째 증언자’로 등장해 주목 받아

윤씨는 자신이 ‘고 장자연씨 사망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라 주장한 인물이다. 지난 4월 저서 ‘13번째 증언’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그 실체를 놓고 주장이 엇갈리는 ‘장자연 리스트’를 목격했다고 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윤씨는 당시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경찰의 밀착 보호를 받는가 하면 후원금을 모금하고 책을 펴내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윤씨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설립을 명목으로 후원금을 모았으며 당시 1억원이 넘는 금액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저서 출판 도운 작가의 폭로 계기로 거짓 행보 의혹 증폭

그런데 윤씨의 저서출판을 도왔던 김수민 작가가 윤씨와 나눈 대화 등을 공개하면서 윤씨의 ‘거짓말 의혹’이 증폭됐다. 김 작가는 윤씨가 장씨와 친분이 없었고, 유족 허락 없이 저서를 출판했다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도 윤씨가 허위 주장으로 후원금을 모아 사적인 이득을 취했다며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윤씨에게 후원금을 낸 시민 439명도 후원금 반환과 정신적 손해배상 등 32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세계일보

윤지오 SNS 캡처


◆모친 병간호 이유로 캐나다로 출국···귀국 후 출석 요구한 경찰에 “왜 증인에게 범죄자 프레임을 씌우냐” 비난

이후 윤씨는 모친의 병간호를 이유로 캐나다로 출국한 후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23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윤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3차례 출석요구서를 전달했지만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윤지오 SNS 캡처


윤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이 카카오톡을 통해 연락한다는 것이 의아했고 신분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이름이 ‘인터넷 개통 센터’로 되어있어 상대가 경찰인지 ‘악플러’인지 알 수 없었다는 것. 해당 계정 이용자는 윤씨에 “저희가 수사 관련 카톡 계정이 있는데 프로필 변경을 잘못한 것”이라 말했다. 윤씨는 “경찰은 왜 제때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증인에게 범죄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적색수배요청 사실이 알려진 지난 4일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가능성이며 여권무효화 마녀사냥의 시작은 김수민씨가 공개한 앞뒤 내용을 조작한 카톡이었다”며 “모든 후원금은 단 1원도 사적 용도로 지출하지 않았으며 곧 모두 공론화한다”고 적기도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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