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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분양가 상한제·합동조사에도 서울 아파트값 고공행진…18주 연속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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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남권 '갭메우기'에 오름폭도 커져

세계일보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 전경. 김경호 기자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실거래 합동단속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31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지난주(0.08%)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 규제 영향으로 강남권 등 최근 가격 상승폭이 컸던 단지들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그동안 덜 올랐던 비강남권 아파트들이 '갭메우기' 형태로 추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실제 강남4구(동남권)의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같은 수준(0.12%)의 오름폭을 유지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각각 0.10%, 0.12% 올랐고 송파구는 0.13%로 지난주(0.14%)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이에 비해 한남3구역 시공사 수주전 과열 등으로 용산구가 지난주보다 높은 0.07% 올랐고 중구가 0.10%, 종로구가 0.07% 오르며 도심권의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동작구도 0.10% 상승해 지난주(0.05%)보다 오름폭이 2배로 커졌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0.08% 올라 지난주(0.06%)보다 상승폭이 높다.

분양가 상한제 영향권에 있는 과천시의 아파트값이 0.46%로 지난주(0.64%)보다 상승폭이 줄었으나 성남(0.23%), 광명(0.28%), 하남시(0.22%) 등지는 매수세가 늘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최근 조정대상지역 해제 검토가 진행 중인 일산서구는 오랜 하락을 멈추고 보합 전환했고, 남양주시 아파트값도 0.03%로 상승 전환했다.

역시 부산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달라고 요청한 해운대구는 금주 조사에서 긴 하락을 멈추고 0.06% 올랐고, 수영구도 금주 보합을 기록해 규제지역 해제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내달 초순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함께 이들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도 결정한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6% 올라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지방 아파트 전세는 0.01% 올라 2017년 3월 3째주 이후 13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편 연평균 38만 가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세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매매가격은 급등하자, 전세가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입주 1년 이내인 새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2011~2012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지난 30일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인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국 입주 1년차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2.58%로 2016년 최고점 74.09% 대비 11.5%p 낮아졌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62.40%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15년 77.63% 최고점 대비 20.79%p 떨어진 56.84%를 나타냈다.

지방 5대 광역시는 2013~2016년 4년 동안 70%대 초반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유지하다 3년 전에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62.81%까지 떨어졌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평균보다 낮은 곳은 경북(61.3%), 인천(60.6%), 광주(59.7%), 경남(57.6%), 울산(57.4%), 세종(37.1%)이다.

집값이 크게 급등한 서울 내에서도 새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50% 이하인 지역은 강남구(49.7%)와 강동구(47.1%) 두 곳이다.

가장 낮은 전세가율을 나타낸 강동구의 경우 대단지 공급이 집중되면서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동구는 올해 6월 명일동 래미안명일역솔베뉴 1900가구, 9월에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4932가구 등 7000여 가구가 입주했고, 11월 힐스테이트암사 460가구, 12월 고덕센트럴IPARK 1745가구와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1859가구 등 40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시세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고덕그라시움 전용 84㎡의 매매 일반평균가는 13억2500만원이며, 전세가는 매매가격의 40% 수준인 5억4000만원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7억8500만원이다.

2017년 입주한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입주 당시 전세가율은 76%였다. 2017년 말 기준 전용 84㎡ 매매 일반평균가는 8억6500만원이며, 전세가격은 6억6000만원으로 2억5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현재 입주 중인 그라시움의 전세가율과 비교하면 30%p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의 전세가율도 50%로 낮아졌다. 전세가격은 5억9000만원으로 떨어진 반면 매매가격은 11억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풍부한 유동자금과 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생기고 매물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가격 격차가 당분간 지속돼 낮은 전세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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