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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40~50대는 암·골다공증, 60대 이상은 감각 기능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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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는 정신건강 꼭 체크

영상의학과 전문의 직접 검사

즉시 진료 가능한 기관 골라야

현명하게 건강검진 받기 11~12월은 건강검진 시즌이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다. 건강검진을 계기로 신체 변화를 확인하고 건강 지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질병 발생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앞두고 어디에서, 어떤 검사를 받을지 고민스럽다. 누구나 손해 보지 않으면서 검진의 효과를 최대로 누리고 싶어 한다. 올해가 가기 전 현명한 검진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 건강을 챙기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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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어느 기관을 가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주로 집에서 가까운 곳이나 회사에서 지정한 곳을 고른다. 검진 때마다 예약이 수월한 곳을 찾는 이들도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검진 기관을 잘 선택하는 것이 건강 관리의 첫걸음”이라며 “몇 가지 요소만 기억해 두면 안전하고 정확한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질병의 위험도도 제각각이다. 나에게 좀 더 위험할 수 있는 질환 검사는 추가하고 위험도가 낮은 질환 검사는 빼는 게 좋다. 박 교수는 “이런 판단은 환자가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며 “의료인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건강검진센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꼭 필요한 검사를 놓치거나 안 해도 되는 검사를 여러 번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CT는 하루에 여러 부위 찍지 말도록

건강검진의 기본은 수검자에게 해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방사선이 나오는 검사나 내시경검사는 고도의 안전성과 정확도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컴퓨터단층촬영(CT)은 방사선량이 많은 영상의학 검사 중 하나다. 하루에 척추·배·폐 등 여러 부위의 CT를 찍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검사 항목을 정할 때 방사선량 노출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관리를 해주는 기관이라면 신뢰할 만하다.

내시경검사 중 장기에 구멍이 나거나 출혈·감염이 발생하는 일이 간혹 있다. 안전한 내시경 검사를 위해선 의사의 경험과 장비 소독 여부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소화기내과 세부전문의 수련을 마친 후 1~2년 이상 내시경 검진을 해온 의사라면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사용한 내시경은 30분~1시간 철저한 소독 과정을 거쳐야 감염의 우려를 덜 수 있다. 하지만 수검자가 의사의 숙련도와 장비의 소독 상태를 아는 건 불가능하다. 이땐 공인된 기관에서 인증받은 곳인지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인정한 ‘우수내시경실 인증’이나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곳을 이용하는 게 좋다”며 “이런 기관은 검진의 질 관리가 어느 정도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관에선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영상의학 검사를 전문의 대신 방사선사나 간호사가 대신하기도 한다. 현명한 수검자라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검사해 주는 곳을 골라야 한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을 예약하기 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검사를 진행하는지 반드시 물어보는 것이 좋다”며 “검진 기관 쪽에선 까다로운 소비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간의 꼼꼼함과 까다로움은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은 받는 것만큼 결과 확인이 중요하다. 검사를 하고도 결과를 e메일이나 우편으로 받는 경우가 가장 손해다. 검진을 받은 후엔 반드시 의사와의 결과 상담을 신청하도록 한다. 이때 이전의 검사 결과와 비교하면서 현재 상태를 설명해 주는 곳이 좋은 검진 기관이다. 또한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검진 기관을 선택하는 게 좋다. 최근엔 진료 기능은 없고 검진만 하는 ‘나 홀로 센터’가 많다. 이런 곳에선 이상이 발견되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낸다. 박 교수는 “다시 예약을 기다리는 것도 문제지만 이미 받았던 검사를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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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혈당·혈압·소변·체형 검사는 기본

건강검진 기관을 결정했다면 검사 항목을 골라야 한다. 연령별로 어떤 검사가 권장되는지 알면 좀 더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장 질환, 3위는 뇌혈관 질환이다. 20~30대는 이들 질환의 위험 요인인 당뇨·이상지질혈증·고혈압·비만 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혈액·혈당·혈압·소변·체형 검사 지표는 이런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데 유용하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는 “암이나 심혈관·뇌혈관 질환은 위험도가 수십 년간 차곡차곡 쌓여 진행된다”며 “일찍부터 관련 지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청년 세대의 우울증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20~30대는 증상이 있어도 질병인 줄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정신건강 검사를 받으면 우울증을 조기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40~50대는 암 검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인이 잘 걸리는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은 정기 검진이 필수다. 위암은 위내시경·위장조영촬영, 간암은 간초음파·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 대장암은 분변잠혈검사·대장내시경, 유방암은 유방촬영술,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세포검사·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폐암은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으면 된다. 50세 이상은 암과 함께 골다공증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오승원 교수는 “골밀도가 줄면 골절이나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여성은 폐경 이후, 남성은 65세가 되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60대 이상 노년층에겐 감각 기능 검사를 권한다. 청력과 시력은 일상생활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데다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오감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 건강의 질을 좌우한다”며 “감각 기능이 떨어졌다면 보청기 착용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층은 소화·인지기능·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치아 검진 역시 놓쳐선 안 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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