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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한·러 軍, 핫라인 개설 논의 제자리… 러 군용기 초기식별 실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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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 군이 항공기간 우발적인 충돌 방지를 위한 ‘핫라인’(직통전화) 개설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부터 이틀간 열린 한·러 합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양국간 우발적인 군사충돌 방지와 상호협력 증진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공동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협의했다고 24일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22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 진입한 것과 관련, 양국 합동군사위 회의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핫라인 개설과 관련해서는 “한·러간 비행정보 교환을 위해서 직통전화 설치를 위한 협의를 해 오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논의는 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논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국은 지난해 8월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관련한 양해각서(MOU) 문안 협의를 완료했지만, 이후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23일 오후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에 항의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러시아 측은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국제 규범에 따라 비행한 것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현재 방공식별구역(ADIZ·아디즈)을 설정한 나라는 전세계 28개국으로, 러시아는 아디즈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카디즈에 진입한 전투기는 우리 군이 당시 밝힌 SU-27이 아니라 SU-35S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이 기종 식별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합참은 러시아 군 당국이 SU-35S가 훈련에 동원됐다는 발표를 한 뒤 이를 바로잡았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대응 출격했던 조종사가 육안으로 식별한 초기 판단 내용을 언론에 설명한 것”이라며 “기술적 분석을 통해 관련 기종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SU-27과 SU-35S는 외관이 흡사해 원거리에서 육안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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