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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홍남기, 황교안 '민부론' 분석 자료 與에 주고도 "야당에는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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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민주당의 '민부론 반박 문건' 기재부가 작성했다는 의혹 제기
野, 국감장서 "기재부가 만든 민부론 검토 자료, 왜 야당은 안 주느냐"
與 "기재부 자료, 당정협의 틀 속에서 여당에 제공…前 정권서도 그랬다"
홍남기 "내부 참조용 자료⋯대외 공개 안 된다"

자유한국당이 발표한 경제정책 '민부론(民富論)'을 반박한 더불어민주당 자료를 기획재정부가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한국당은 "기재부가 민주당 행정부인가"라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통상적인 당정협의 틀 속에서 기재부 자료를 제공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조선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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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1일 '한국당 민부론 팩트체크'라는 문건을 만들어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한국당의 민부론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한국당 김광림·추경호 의원에 따르면, 이 문건 원본 파일의 '최초 작성자'가 기재부에서 대(對)국회 업무를 맡고 있는 A서기관 아이디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한국당은 기재부에서 작성한 문서 파일이 민주당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기재부 종합정책과는 민부론에 거론된 자료의 사실 여부를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재위 종합감사에서 기재부에 민주당이 '민부론 팩트체크' 자료를 작성하는 데 활용한 기재부 문서 원본을 달라고 요구했다. 심재철 의원은 "(기재부는 문서가) 내부 검토자료라면서 대외적으로 줬다. 그런데 왜 한쪽(여당)은 주고 한쪽(야당)은 안 주냐"며 "(기재부가) 국민의 행정부지, 민주당의 행정부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반면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일부 언론이나 야당이 잘못된 주장을 했을 때, 정부가 그것을 분석하는 내부자료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야당이 문건을) 문제삼고,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총리 훈령 703호에 따르면 각 부처는 주요정책에 대해 여당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 기재부가 받는 자료를 통상적 당정협의 틀 속에서 여당이 제공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해봤지만, 당정협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하는 것이지 야당이 발표한 것에 대해 하는 사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여당이 요구해서 제출 했으면 야당이 요구해도 제출해야 한다"며 "여러분(기재부)이 세금받고 알아볼 만큼 중요한 사항이었으면 우리(야당)도 봐야 한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료가 민주당으로 건네진 경위에 대해 "당정협의 업무규정에 따라 민주당에서 관련 자료를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를 공개하라는 야당 요구에는 "내부적으로 참조하기 위해 만든 자료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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