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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러시아軍 대표단 핫라인 논의하러 서울 온 날...러機 KADIZ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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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軍 대표단, 한·러 군사위 위해 어제 입국
러시아 "국제규범 준수" 주장⋯앞으로도 도발 반복 가능성

조선일보

조선DB


한국과 러시아 군 당국은 23일 양국 공군 간 '비행정보 교환용 직통전화'(핫라인) 개설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합동군사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우리 측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 러시아 군용기 6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6시간 동안 무단으로 넘나든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들의 KADIZ 무단 진입 전날 러시아 대표단이 한·러 합동군사위원회 참석을 위해 방한해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국 군 당국간 핫라인 개설을 위한 합동군사위 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합참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는 이날 오전·오후에 이어 24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한·러 합동군사위는 양국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교류 및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연례적으로 열리는 회의다. 이날 회의에는 남완수 합참 작전3처장(공군 준장)이 우리측 대표로 참석했다. 러시아 측 대표단 신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측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를 무단 진입한 데 대해 강력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SU-27 전투기 3대, TU-95 전략폭격기 2대는 울릉도 북방 KADIZ를 넘어와 한반도를 둘러싸듯 비행하며 동해는 물론 남해와 서해 KADIZ까지 무단 비행을 6시간동안 이어갔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성명에서 "일본해(동해)와 서해, 동중국해의 중립수역 상공에서 정례 비행을 했다"며 "국제 규범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군사공동위 회의에서도 러시아는 같은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양국 공군 간 핫라인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논의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태도로 볼 때 앞으로도 비슷한 도발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KADIZ를 침범하는 식으로 동북아에서 군사적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전날 KADIZ 뿐 아니라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도 무단 진입하기도 했다. 일부 러시아 군용기는 울릉도 북방 KADIZ로 진입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했고, 지난 7월에는 독도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이는 한·일 간 영유권 분쟁을 불러일으켜 갈등을 조장하고, 한일간 대비태세를 시험해보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일 삼각 공조를 흔들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며 "도발 행위를 반복하고 수위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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