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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바른미래당 '진흙탕 싸움'…'손학규 당비 대납 의혹'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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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왼쪽)의 당비 대납 의혹을 놓고 진실 공방에 들어갔다. 손 대표는 관련 내용을 해명하면서 비당권파 모임 변혁을 향해 "그렇게 치사하게 정치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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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 "대납 후 송금…법 위반 아냐" vs 변혁 "선관위 조사 의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이 손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문서를 통해 폭로하자 장진영 손 대표 비서실장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먼저 23일 오전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전체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은 "제보된 자료에 따르면 손 대표는 1월 8일, 3월 7일, 4월 1일, 5월 1일 등 확인된 7회에 걸쳐 1570만 원 당비가 타인의 계좌에서 입금됐다"며 "이 문제는 선관위 측에 문의한 바 정치자금법, 정당법, 형법 배임수죄로 매우 심각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당법 31조 2항, 바른미래당 당헌 8조2항 당비 규정 11호엔 '당원의 당비는 다른 사람이 대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 최고위원은 "변혁은 이 문제를 엄중하게 다루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 당권파와 손 대표 측은 즉각적으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이 최고위원은 당비 납부 현황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에는 손 대표 이름으로 납부된 당비 250만 원 옆에 임00으로 입금자명이 표기돼 있었다. 이는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이 최고위원은 "당헌당규를 살펴보면 자신의 당비를 타인으로 하여금 대신 납부하게 하거나 타인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당원은 당원자격 정지에 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안을 해명하지 못할 경우 당원자격 정지와 더불어 대표직도 버리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변혁 대표도 이와 관련해 "정치에서 돈 문제가 개입되는 문제라 굉장히 엄하게 다루는 사건"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이 최고위원과 충분히 상의해서 우리 변혁 전체의 이름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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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표 측은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이 먼저 당비를 납부한 후 손 대표 개인비서가 돈을 나중에 입금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8월 5일 손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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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변혁 회의가 끝나고 잠시 뒤에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곧바로 손 대표 측의 해명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장 비서실장은 "최소한의 사실 확인 절차 없이 한 의혹 제기는 무책임하다"면서 "젊은 이 최고위원이 의혹을 제기한다고 하면 유 의원 등 중견 정치인은 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쳤느냐고 따졌어야 되는데,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변혁 전체 이름으로 대응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또 헛발질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실장은 은행 입출금 내역 자료를 공개하며 "손 대표 당비는 월 250만 원이다. 이 당비가 2018년 10월 31일부터 총 6회 입금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7번에 걸쳐서 당비가 대납됐다고 말했지만 6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임헌경 사무부총장의 은행계좌에서 바른미래당 당비 납부 계좌로 입금됐다"며 "그런데 당비가 납부되고 나서 5일에서 7일 사이에 이승호라는 손 대표 개인비서의 계좌에서 임 전 사무부총장 계좌로 동일 금액인 250만 원이 송금된 기록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대납 의혹에 대해 "당시 임 사무부총장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의 당비가 제대로 납부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 대표로서 모법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느껴 본인이 먼저 납부하고 손 대표로부터 송금을 받았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임 전 사무부총장 퇴임 이후에는 개인비서였던 이 씨의 계좌로부터 당비가 납부됐다"며 "이것은 임 전 사무부총장이 심부름을 한 것이지, 정당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하지 않고 언론에 폭로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거든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관련 의혹을 제기한 비당권파 인사들을 향해 "정치를 이렇게 치사하게 하면 되겠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사무부총장이 손학규의 당비를 냈다면 손학규 이름으로 했겠지, 자신의 이름으로 냈겠냐"면서 "우리 사무실 직원이 임 전 사무부총장을 당으로 생각한 거다. 임 전 사무부총장에 보내서 당에 입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에 따르면 당비는 손 대표의 개인비서인 이승호 씨가 매번 냈고, 현금으로 줬기 때문에 관련 자료는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 씨는 손 대표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을 두고 '당비를 직접 납부해야한다는 사실을 몰랐느냐'는 물음에 손 대표는 "내가 모든 걸 직접 하나. 나는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며 "내가 직접 낸 일이 없다. 비서들이 다 했다"고 답했다.

비서의 소속이 동아시아미래재단인 점과 관련해 '당 소속 비서가 아닌데 이렇게 납부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손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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