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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1970년대 북아일랜드는 당시 한국 사회와 얼마나 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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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보이지 않는 폭력에 맞선 18세 여성의 사투 '밀크맨'

2018년 '50주년' 맨부커상 수상작, 창비에서 한국어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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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그야말로 경탄스러운 작품."

2018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콰미 앤서니 애피아의 말이다. 그는 세계 3대 문학상이자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의 50주년 수상작으로 소설 '밀크맨'을 뽑으며 이같이 평했다.

책은 맨부커상 수상 이전까지 판매량 6000부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수상 이후부터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올해 9월까지 영국과 미국에서 60만부를 넘겼다.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웰상도 수상하면서 지난해부터 화제작에 오른 책이자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 맨부커상을 수상한 애나 번스의 이 작품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에게 찾아왔다.

책은 1970년대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폐쇄적인 마을 공동체 내에서 유무형의 폭력에 노출된 18세 여성의 일상과 내면을 1인칭 시점으로 들려주고 있다.

책에서 직접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단서들로 미뤄볼 때 작품의 배경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무장세력(IRA)과 이를 저지하려는 무장세력(UDA)간 테러와 보복이 빈번했던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라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통해 "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며 이 작품을 벨파스트에서 보낸 유년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혔다.

저자는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한국독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제가 1970년대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살아가는 동안 한국 사람들 역시 극도의 압박과 폭력,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돼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이 책이 여러분과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재의 발전한 상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추천사에서 "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 북아일랜드와 당시의 우리 사회가 많은 부분에서 포개지는데 소설을 읽으며 아득해지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시대가 반복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이곳의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저자는 1962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나 밀크맨 이전까지 2편의 장편과 1편의 중편을 발표한 작가였다. 그는 북아일랜드 무장독립투쟁 시기를 그린 첫 번째 장편 '노 본스'로 2001년 영국왕립문학회에서 수여하는 위니프리드홀트비 기념상을 받았고, 20002년 오렌지소설상(현 여성소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밀크맨 / 애나 번스 지음 / 홍한별 옮김 / 창비 / 1만6800원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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