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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행위로 울부짖는 딸 죽게한 부모, 시신 앞에서도 주술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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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치료" 딸 얼굴에 뜨거운 연기 쐬게 해

죽은 딸 병원에 옮긴 뒤에도 주술의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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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엄마 너무 아파. 그만해.”

부모들은 고통을 호소하는 딸의 울부짖음을 외면했다. 신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무속인의 지시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병은 무속신앙에서 귀신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온 상태에서 내림굿을 받지 않는 등의 이유로 원인도 없이 몸이 아픈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원인이 없으니 치료방법도 없다. 무속인들은 유일한 치료 방법은 몸에 있는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2년 전부터 이유없이 몸이 아팠던 A씨(27·여)는 지난 6월15일 오후 9시께 부모와 함께 전북 익산시 모현동 무속인 B씨(47)의 아파트에 방문했다. 신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부모의 바람과 달리 A씨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꼼짝 못하게 손과 발 묶어 놓고 주술의식

A씨는 B씨의 아파트에 지난 6월15일부터 18일까지 머물렀다. 경찰은 이 기간 중 군산 금강하굿둑에서 벌인 주술의식이 A씨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주술의식은 6월16일 새벽 한적한 군산 금강하구둑 인근의 한 벤치에서 진행됐다. B씨와 부모들은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벤치에 A씨를 엎드리게 하고 손과 발을 묶었다. 벤치 밑에서 옷들을 태웠고 뜨거운 열기와 연기는 엎드려 있던 A씨의 얼굴로 향했다.

“그만해”라는 A씨의 절규는 외면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충격으로 목숨을 잃었거나 크게 다친 것으로 추정했다.

의식 전 찍힌 아파트 폐쇄회로(CC)TV 속에 A씨는 걸어 나갔지만 의식을 마친 뒤 아파트에 돌아올때 A씨는 부모에게 업혀 있었기 때문이다.

◇죽은 딸 살려내기 위해 병원에서도 주술의식

주술의식은 금강하굿둑에서 B씨의 아파트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됐다.

B씨는 A씨의 얼굴 등에 황화수은을 주성분으로 하는 경면주사(부적에 글씨 쓸 때 쓰는 물질)를 발랐다. B씨가 경면주사를 바른 이유는 귀신의 힘을 약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B씨의 얼굴에 생긴 수포도 벗겨졌다.

계속된 주술의식에 A씨가 물도 삼키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부모는 6월18일 오전 10시20분께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아파트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하지만 A씨의 부모들은 “딸이 죽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숨을 쉬었다”면서 딸의 시신 곁에서 무속인 B씨와 함께 기도와 의식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괴한 행동은 이송된 병원에서도 계속됐다. B씨는 자신보다 더 유명한 선배 무속인에게 전화를 걸고 부모와 함께 주술의식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이들의 기괴한 행동과 시신의 상태 등을 미뤄 A씨 죽음에 이들이 모두 연관됐다고 봤다.

뉴스1

전라북도지방경찰청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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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의식으로 인한 A씨의 죽음, 인과관계 밝히기까지 4개월

경찰은 A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 의뢰했다. 최종 부검 결과까지는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고 신체에 황화수은이 주성분인 경면주사까지 발라져 있어 사망원인을 밝혀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은 부패로 인해 밝히기 어렵지만 얼굴 등의 화상부위를 통한 지속적인 수분소실과 수분공급 부족으로 인한 심한 탈수의 가능성이 있다”며 “또 흡입화상 등의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흡입화상은 화재로 인해 안면부 또는 경부 화상이 있는 경우 동반되는 호흡기의 손상으로 호흡부전 및 사망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은 무속인과 부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주술 행위로 인해 A씨가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며 “무속인과 A씨의 부모 모두가 A씨의 죽음에 관여해 상해치사 혐의로 모두 입건했다”고 말했다.
hada07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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