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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30년 넘게 ‘동양의 베네치아’ 꿈만 꾸던 안면도, 이번엔 개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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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최근 KPIH안면도 사업법인과 계약 체결

1989년 관광지 지정 이후 사업추진 성과없어

대기업, 해외자본 등 협약체결과 해지 되풀이

안면도 주민들, "계약 이행여부 지켜보겠다"

관광 개발을 추진한 지 30년 넘게 진전이 없었다. 그동안 ‘동양의 베네치아’처럼 만든다며 여러 개발업체가 나섰지만 모두 중도 포기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새로운 업체가 나섰다. 현지 주민들은 “제대로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국에서 6번째로 큰 충남 태안군 안면도(118.01㎢) 개발 사업 얘기다.

중앙일보

KPIH안면도 사업법인이 안면도 관광지 3지구에 만들 리조트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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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안면도 관광지 3지구(씨 사이드) 개발 사업을 추진할 KPIH안면도 사업법인(SPC)과 협약을 맺었다. 1991년 관광지 지정 이후 30년 동안 추진해 온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의 첫 본 계약이다.

도는 KPIH안면도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의무적 이행사항 등을 모두 완료했다는 판단에 따라 협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했다. KPIH안면도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외국인투자법인(SPC)을 설립했으며, 금융기관의 재무적 투자확약서 등도 제출했다.

이와 함께 도는 지난 5개월간의 협상 과정에서 KPIH안면도가 도의 협약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데다, KPIH가 참여하고 있는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도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맺은 사업협약에 따르면 KPIH안면도는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일원 안면도 3지구 54만4924㎡에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KPIH안면도는 여기에 콘도와 상가, 문화시설, 전망대, 체험·숙박시설 등을 만든다. 총 투입 사업비는 5000억 원이며, 공사 착수일로부터 5년 이내에 준공 예정이다. KPIH안면도는 사업 이행 보증을 위해 공모 사업 신청 때 5억 원을 납부했다. 다음 달 9일까지는 제1차 투자이행보증금으로 100억 원을 납부하고, 1년 이내 100억 원을 추가 납부키로 했다. 양승조 지사는 “이번 협약 체결을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송동훈 KPIH안면도 대표는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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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관광개발 예정지.




하지만 안면도 현지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안면발전협의회 측은 “본 계약에 이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계약 체결 회사는 아직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면발전협의회 최기성 회장은 “대전유성복합터미널 건립사업자이자 안면도 관광지 조성사업자로 선정된 KPIH는 대전유성복합터미널사업 계약체결 중 토지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한 데다 불법 선 분양 논란까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면도 주민들은 사업계약 체결을 환영하기보다는 사업 추진 과정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충남도는 1989년 안면도를 관광지로 지정하고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안면도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 12개와 수백 년 된 소나무 숲 등 관광자원이 많다. 2002년 중동계 다국적 기업인 알나스르사가 전체 부지를 개발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지만, 투자 지연과 이행금 미납으로 계약 해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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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일몰 장면. [사진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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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엔 공모를 거쳐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탈락 업체의 소송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이후 2009년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이 개발계획을 내놓으며 본 괘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인터퍼시픽컨소시엄도 2015년 1월 사업을 포기했다. 2016년에는 롯데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지정됐다. 충남도는 롯데컨소시엄이 본계약을 차일피일 미루자 2018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다.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은 없다.

홍성=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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