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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고양→서울시청 버스 안 미세먼지 11㎍ 지하철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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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미세먼지 측정해보니

지하철이 버스보다 2배 높아

서울·경기 버스엔 공기정화필터

전동차 내부엔 정화장치 없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한다. 그러면 버스와 지하철 중 어느 교통수단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낮을까. 중앙일보의 미세먼지 디지털서비스인 ‘먼지알지’가 지난 10일 미세먼지 측정에 나섰다. 지하철과 버스로 출근하며 간이측정기로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한 사람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서 2층버스를 타고 서울시청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은 서울 지하철 3호선 화정역에서 탑승해 을지로3가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했다.

중앙일보

지하철 vs 버스 미세먼지 어디가 심할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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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역 내부 미세먼지(PM10) 농도는 ㎥당 25㎍이었으며 초미세먼지(PM2.5)는 20㎍이었다. 역 외부는 각각 14㎍, 10㎍으로 내부가 더 높았다. 전동차 내부는 PM10이 33㎍, PM2.5는 25㎍이었다. 승객이 타고 내릴 때마다 농도가 달라졌다.

행신동 버스정류장에서 측정한 PM10 농도는 17㎍이었으며 PM2.5는 16㎍이었다. 버스 위층에서 측정해보니 각각 14㎍, 12㎍이었다. 2층버스는 입석 손님을 태우지 않아 승객이 꽉 차지 않았고 미세먼지 농도의 변화가 별로 없었다.

5분 간격으로 측정한 미세먼지 평균값은 지하철은 PM10이 31㎍, PM2.5는 24㎍이었다. 버스는 각각 12㎍, 11㎍이었다. 지하철이 버스의 두 배가 넘는다. 이날 오전 행신동의 미세먼지는 PM10 22㎍, PM2.5 8㎍였고, 서울 중구는 각각 21㎍, 12㎍이었다.

서울시 시내버스 7400여 대 중 7200대에 공기정화필터가 설치돼 있다. 엄기숙 서울시 버스운행관리팀장은 “에어컨에 필터를 달고 항상 가동하고 있다”며 “전기버스 등 차량 종류가 다른 197대는 필터를 설치하기 어려워 공기청정기를 따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도 이달까지 13억3700만원을 들여 51개 운송회사 버스에 공기청정필터를 설치한다.

지하철은 다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예산 7800억원을 들여 지하철 미세먼지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전동차에 정화장치를 설치하지 못했다. 대신 매주 지하철 터널을 물청소한다. 앞으로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하철에는 미세먼지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적 요인이 많다고 지적한다. 박동욱 한국방송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지하철 청소차 중 디젤차량이 많아 유해물질이 많이 배출된다. 사용 연한이 남은 기자재라 폐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쓴다”며 “청소할 때 이용하는 지하수에도 라돈이 포함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평택대 환경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버스는 지상과 연결돼 대기가 좋을 때는 수치가 좋지만, 지하철은 터널을 달리기 때문에 오염원이 많아 평소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며 “하지만 미세먼지가 안 좋은 날에는 버스도 외부 공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자가용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동수단 중 버스나 지하철의 미세먼지 양이 훨씬 적다”며 “출근길 시민이 미세먼지의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유발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 속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기자(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4)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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