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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정경심 영장에 "입장 없다"는 靑, 문 대통령은 "불공정에 정치 귀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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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책임 통감 대신 남탓" 비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21일, 청와대는 해당 이슈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의 입장을 묻자 “입장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예정됐던 것 아닌가. 지금은 더할 말이 없다” 정도만 언급했다.

그간 검찰 수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수사가 탄력을 받느냐 마느냐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한 문 대통령도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런 얘기를 했다.

“분야별 특권이나 반칙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이번에 국민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불법적인 반칙·특권뿐 아니라 합법적 제도 속에 내재된 불공정까지 모두 해소하라는 게 국민 요구였고, 우리 정치가 아주 귀 기울여야 한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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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9일 논란 끝에 조 전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한 말과 대동소이하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배우자가 기소되는 등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지만,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부분이 주목받았다.

이때 문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국민의 요구는 그에서 더 나아가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달라는 것이었다”라고도 했다. 조 전 장관 주변의 유·무죄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었다.

이날도 같은 내용을 반복하며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인데, 다만 그때와는 '우리 정치'라는 표현이 추가된 점이 다르다. 당시 야권에선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크게 반발했다. 이날도 “독불장군식 처리로 국민을 광장으로 내몬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남 탓만 할 뿐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대통령의 상식이란 말인가”(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란 논평이 나왔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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