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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의상' 입고 군인에 마스크팩…군 축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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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알바생들 "조금만 움직여도 노출 의상 제공"…전문가 "여성=위안거리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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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위)과 2019년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린 군장병 축제 'YG 밀리터리 페스타' 피부 관리 코너 모습. /사진출처=양구군청(위), 독자제공


"군인 행사에선 짧은 치마에 가슴 파인 옷을 입고 일해야 하나요"(아르바이트생 A씨)

이달 5일 강원 양구군에서 열린 군장병 축제 'YG 밀리터리 페스타' 에서 주최 측이 여성 아르바이트생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혀 논란을 불렀다. 여성을 군사기 진작을 위한 위안거리로 보는 성차별적 관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축제에 참가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행사 대행업체 측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여성 알바생에게 하얀색 짧은 테니스 치마와 몸에 붙는 가슴 파인 옷을 지급했다.

알바생 A씨는 "사전에 알려준 의상보다 더 파이고 조금만 움직여도 배가 드러날 정도로 상의 길이가 짧았다"며 "알바생들이 속옷이 비치고 노출이 심해 민소매 티셔츠를 요청했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알바생은 노출이 부담스러워 따로 챙겨온 외투를 걸쳤다고 한다.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은 알바생은 외부 오락시설과 피부 관리 코너에서 일했다. 피부 관리 코너에 배치된 이들은 군인들과 마주앉아 마스크팩을 직접 붙여주는 일을 맡았다.

피부 관리 코너에서 일한 B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엉덩이까지 올라가는 치마와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상의를 입었다"며 "(그 상태에서) 상체를 숙여 팩을 붙여야하는 게 민망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A씨는 "코너 담당자는 '군인들이 쑥쓰러워하니 직접 데려오라'고 했다"며 "군인들이 민망해 하는 데도 '(알바생이) 적극적으로 하라'는 지시만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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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린 군장병 축제 'YG 밀리터리 페스타' 알바생들 모습. /사진=독자제공


행사 대행업체 측은 "요즘 학생들이 많이 입는 테니스 치마일 뿐"이라며 "일부러 노출이 심한 의상을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행사 스태프는 여성이 25명, 남성이 15명 정도였는데, 대행업체 측은 "원래 남자 직원들은 힘쓰는 일을 주로 하고 여자 직원은 차를 따라주는 등 행사 도우미 역할을 맡는 관행을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군인 사기 증진을 위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성을 눈요깃거리, 위안거리로 내세워야만 남성 군인의 사기가 증진된다고 여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생각"이라며 "행사 도우미의 불편한 의상이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결국 남성주의적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군장병도 불편하고 내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젊은 남성은 여성과 동등한 관계에 익숙한 세대인데 진정한 사기 증진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낡은 관행을 답습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주최한 양구군청 관계자는 "대행업체가 행사 도우미에게 유니폼을 입히겠다고 해서 승인한 건 사실이지만 어떤 의상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내년 축제 는 행사 도우미가 활동하기 편한 의상으로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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