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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베네수엘라 프로야구, 美 제재 피하려 마두로 정권과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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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VSA 등 美 제재 대상 국영기업의 후원 안 받기로"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프로야구 리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의 제재로 파행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 프로야구가 제재를 모면하기 위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프로야구리그(LVBP) 소속 8개 팀은 지난달 모여 베네수엘라 중앙 정부와의 금전 관계를 끊기로 결의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팀들은 LVBP의 최대 스폰서였던 국영 석유기업 PDVSA, 역시 국영인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과의 후원관계를 끊고 이들 기업의 로고를 유니폼과 경기장 전광판 등에서 없애기로 했다.

두 기업은 모두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다.

앞서 지난 8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자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베네수엘라 리그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LVBP 후원기업이 미 정부 제재 대상이라는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미국 프로야구가 열리지 않는 겨울철에 개막하는 베네수엘라 리그엔 미국의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많이 뛰곤 했다.

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리그 선수 80%가량이 미국의 각급 리그에서도 뛰며, 메이저리그에만 68명의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이 있다.

미국 리그 선수들 없이는 베네수엘라 리그의 흥행은 물론 제대로 된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라 LVBP는 10월 17일 예정돼 있던 이번 시즌 개막을 내달 5일로 늦췄다.

이번에 국영기업의 후원도 끊으면서 올해 예산도 전년도보다 50% 줄었다. 이에 따라 한 팀당 경기 수도 종전 63경기에서 42경기로 축소됐다.

LVBP 관계자들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MLB와 관계 복원 방안을 논의했으며, 두 리그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재제를 위반하는 것은 아닌지 재무부에 확인을 요청했다고 WSJ는 전했다.

LVBP는 성명에서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야구) 선수들을 배출해 왔다"며 "리그의 73년 역사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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