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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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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햇빛 쬐고 우유 많이 마셔요, 칼슘 체내 흡수율 높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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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칼슘 보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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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은 한국인에게 특히 부족한 영양소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7)에 따르면 한국인은 권장량 대비 67.4%만 먹는다. 모든 영양소 섭취율 중에서 가장 낮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10년간 조사에서 1일 권장 섭취량을 채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늘 칼슘이 부족한 상태인 셈이다. 단단하고 치밀해야 할 뼈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칼슘은 어떻게 보충하느냐에 따라 체내 흡수율이 다르다. 약이 되는 칼슘 보충법을 소개한다.

칼슘은 뼈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신체 골격을 이루는 뼈는 항상 만들어지고 파괴되길 반복한다. 오래된 뼈 조직은 분해돼 몸속으로 흡수되고 그 자리를 새로 만들어진 뼈가 대체한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윤석 교수는 “칼슘이 부족한 상태로 지내면 뼈에 저장된 칼슘을 빼내 쓰다가 속 빈 수수깡처럼 엉성한 뼈로 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30대 후반부터는 칼슘이 뼈에 저장되는 속도보다 배출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작은 충격에도 뼈가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다. 적절한 칼슘 보충이 필요한 이유다.



소금에 든 나트륨은 칼슘 도둑



부족한 칼슘을 효과적으로 채우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첫째는 충분한 양이다. 한국인은 칼슘 섭취량 자체가 적다. 식단에서 칼슘을 충분히 보충하기 어려워서다. 칼슘은 우유·치즈·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비롯해 멸치·뱅어포 등 뼈째 먹는 작은 생선, 케일·브로콜리·청경채·배추 같은 푸른 잎 채소, 김·미역 등 해조류에 풍부하다.

그런데 양질의 칼슘을 함유한 우유·치즈 같은 유제품을 주식이 아닌 간식으로 먹는다. 채소도 칼슘 보충에는 도움이 안 된다. 한국인은 주로 소금에 절인 김치로 채소를 먹는다. 건국대 내분비대사내과 송기호 교수는 “소금 속 나트륨은 칼슘 도둑”이라고 말했다. 나트륨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칼슘도 같이 끌고 나간다.

둘째는 체내 흡수율이다.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낮은 영양소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속으로 흡수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칼슘은 식품에 따라 체내 흡수율에 차이를 보인다. 칼슘을 가장 잘 흡수시키는 식품은 우유다. 섭취한 칼슘의 50%가량이 흡수된다.

반면 채소 속 칼슘의 체내 흡수율은 10% 이하로 낮다. 정윤석 교수는 “채소에는 피트산염이 많이 함유돼 있어 먹은 만큼 몸속으로 흡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양의 칼슘을 채소가 아닌 우유로 보충하면 그만큼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셋째는 단짝 영양소다. 칼슘이 뼈에 최대한 많이 저장될 수 있도록 생체 이용률을 높여준다. 비타민D가 대표적이다. 우리 몸에 들어온 칼슘은 비타민D가 있어야 흡수가 더 잘된다. 비타민D는 햇빛을 받아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흔히 ‘선샤인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지은 교수는 “비타민D는 소장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도와 튼튼한 뼈를 만든다”고 말했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식품도 있다. 탄산음료·햄버거·피자·커피 등 인스턴트식품은 인 성분이 많아 칼슘 배출을 유도한다. 알코올은 뼈 재생을 억제하고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단, 칼슘도 과하면 독이 된다. 뼈를 생각해 필요 이상으로 칼슘을 많이 먹으면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진다. 전 교수는 “칼슘이 혈관에 쌓이면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이언 리드 교수 연구팀은 칼슘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칼슘 섭취가 과하면 심근경색 위험이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칼슘 섭취는 식품이 우선이다. 인·마그네슘 등 다른 무기질과 영양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고로 한국영양학회에서 권고하는 한국인의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은 700~800㎎이다. 뼈 건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이보다 높은 800~1000㎎의 칼슘 섭취를 권한다.



보충제는 일부만 필요, 식품이 우선



칼슘 보충제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칼슘 필요량이 높아 식품으로만 채우기 힘들어서다. 특히 ▶골감소증·골다공증으로 뼈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는 사람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줄어 뼈 분해가 활발해지면서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 사람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 ▶채식 위주로만 먹어 식품으로 칼슘 섭취량을 채우기 어려운 사람 등은 칼슘 보충제 복용을 고려한다. 만성적인 칼슘 부족으로 뼈가 부러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을 보충제로 먹는다면 1회 칼슘 섭취량, 제품 생산에 사용한 원료, 함께 함유된 영양소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칼슘 보충제는 소량을 하루 2~3회에 걸쳐 나눠 먹는다. 한번에 500㎎ 이상씩 고함량으로 먹으면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칼슘은 어떤 원료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복용법이 달라진다. 수용성인 구연산 칼슘은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탄산칼슘은 위산 분비가 줄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어 식후 곧바로 먹어야 한다. 또 비타민D·K, 마그네슘 등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면 뼈에서 칼슘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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