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싸움은 첫 한방 중요"…日강경파가 韓 수출규제 밀어붙였다

댓글 7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각, 경제산업성 우려 무시하고 대항조치 강행"

"G20 비난 피하고 참의원 선거 고려해 7월1일 발표"

뉴스1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 강경파 각료들이 "싸움은 첫 한방이 중요하다"며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밀어붙였다는 일본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진보 성향의 일본 아사히 신문은 18일 '극비 결정 공표는 G20 후, 참의원 선거 전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항(보복) 조치를 강행한 이유를 검증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20일 총리 관저 집무실에서는 극비리에 한국 관련 협의가 열렸다. 이날 협의에 참석한 후루야 가즈유키(古谷一之) 관방부장관보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事) 외무성 사무차관 등 소수의 각료들은 '일본 기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한국 측에 태도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한 끝에 수출 규제밖에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수출규제를 두고 소관부처인 경제산업성에서는 "주먹을 휘두르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내릴 것인가"라는 신중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아베 내각 각료들은 "그런 짓(수출규제 강화)을 해도 한국은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 싸움은 첫 대결에서 어떻게 때리느냐가 중요하다. 국내 여론은 따라오게 돼 있다"며 밀어붙였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강경론이 정권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있었다. 아베 총리 측근들은 총리에게 "한일 문제가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한일 양측의 연론은 '좀 더 하라'고 가열되고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아사히는 발표 시점에도 주목했다. 6월20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한다'는 결정이 났지만, 10일간 이 결정은 공표되지 않은 채 비밀에 부쳐졌다. 6월28~2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각료들은 아베 총리가 G20 의장으로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언문을 발표해야 하는데, 수출 규제를 미리 발표하면 자유무역과 모순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일본 측 주장과 달리, 정권 내부에서도 해당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참의원 선거(7월4일)도 고려했다. 혐한 여론을 이용해 자민당 표로 끌어들이겠단 의도였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7월1일은 G20 정상회의에서의 비판은 피하면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강한 자세를 보여주고자 빠듯하게 시간을 끼워 맞춘 타이밍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한일관계를 수렁에 빠뜨렸다"며 "이낙연 총리가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고, 이때 맞춰 아베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지만 양국 관계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angela020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