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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트럼프, 터키 대통령에 "바보되지 말라"…美언론 "초등 3학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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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폭스비즈니스 앵커, 트럼프 서한 공개 '파문'

트럼프, 에르도안에 "바보 되지 말고 좋은 거래하자"

백악관 진본 확인에…CNN "장난인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니"

"품격 떨어져" "초등학교 3학년 수준"…비판·조롱 봇물

이데일리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터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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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터프가이가 되지 마라. 바보가 되지 마라!(Don‘t Be a Tough Guy. Don’t Be a Fool!)”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족을 처음 공격한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이다.

“좋은 거래를 하자!”는 권유로 시작해 “바보가 되지 말라!”는 경고로 끝나는 이 서한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정상들 간 공식 외교문서라고 보기에는 무례하다”, “품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미국 폭스비즈니스의 트리시 리건 앵커는 16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백악관도 진본임을 확인했다. 당초 기밀문서인 이 서한이 어떤 식으로 유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당신(에르도안 대통령)은 수천명을 학살하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고, 나는 터키 경제를 파괴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미 ‘브런슨 목사’ 사태 때 선례를 보여주지 않았던가”라고 했다.

지난 2016년 터키 내 쿠르드족을 지원한 혐의로 억류됐던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위해 미국이 터키에 경제 제재를 가했던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인상했다.

이번에도 똑같이 제재를 가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서한을 보낸 지 닷새가 지난 14일 터키산 철강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고, 그간 진행해 온 무역협상도 중단하는 등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휴전을 요청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데 따른 조치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서한에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세상을 실망시키지 말라. 큰 거래를 할 수 있다. 마즐럼 (아브디) 장군도 협상을 원한다”고 전했다. 마즐럼 장군은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의 의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마즐럼 장군으로부터 받은 서한을 동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사태를) 올바르고 인도적인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역사는 당신을 좋게 평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악마로 간주될 것”이라면서 “터프가이가 되지 마라. 바보가 되지 말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미국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이 서한이 진짜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CNN방송의 정치토론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진행자 겸 저널리스트인 제이크 태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이 (누가) 장난으로 만든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고 비꼬았다.

미국 월간지 배니티페어도 “이게 진짜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3학년 독해 수준의 (외교) 서한을 보냈다”고 에둘러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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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 리건이 트위터에서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 에르도안 대통령 서한.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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