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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분노의 표창장''인턴예정 증명서'…학생들의 조국 복귀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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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내일을 위한 오늘’ 등 9개 청년단체가 조국 사태에 대한 풍자로 지난 16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팩스로 '분노의 표창장'을 보냈다고 한다. [청년단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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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대학교 복직을 반대하는 학생 단체가 풍자 창작물을 보내거나 대자보를 붙이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17일 '2039' '나비미래회의' 등 9개 대학생·청년단체는 지난 16일 팩스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분노의 표창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팩스의 수신인은 조 전 장관이라고 했다. 표창장을 팩스로 보낸 이유는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복직 관련 서류를 팩스로 보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딸 조민(28)씨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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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교수가 과거 올린 트위터 [조국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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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만든 표창장에는 “1명의 피의자 때문에 5천만이 고생하였으므로 이 표창장을 수여한다”고 적혀있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 집회가 열린 지난 2016년 11월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명의 피의자 때문에 5000만이 고생한다”는 글을 올렸다.

표창장을 보면 조 전 장관의 소속·직위는 '전 불쏘시개 장관'으로, 기간은 '35일'이라고 적혀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법무부 장관 사퇴 입장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이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꾸준히 반대 의견을 밝힌 서울대 ’트루스포럼’ 학생들은 16일 ‘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 촉구합니다’라는 대자보를 붙였다. 트루스포럼 측은 대자보를 통해 “조국 교수는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며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극우, 친일파로 매도하는 조 교수는 교육자 자격이 없으니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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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SNS 캡처]


이 단체는 지난 8월 청와대 민정수석 임기를 마친 뒤 학교로 돌아온 조 교수를 향해 ‘폴리페서’라고 비판해 극우 단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당시 “‘선생’은 ‘학생’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서울대 내 태극기 부대 같은 극우 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표창장부터 인턴 증명서까지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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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광화문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가 나눠준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인턴십 예정 증명서'.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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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반대 집회에서는 학생들이 ‘인턴 예정 증명서’를 돌리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집회추진위원회는 이날 조 장관 자녀가 서울대에서 인턴예정 증명서를 받은 것을 비꼬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1000부를 현장에서 배부했고 1시간 30분 만에 모두 동났다고 밝혔다. 증명서의 ‘활동 예정 사항’에는 ‘조국 구속 및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 참여’, ‘용도’란 에는 ‘부정 입시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17일에는 SNS와 서울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20분간 고민하고 신청한 조 전 장관의 복직을 보며, 위원회에서는 조 전 장관이 학교 발전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며 “그의 경험이 필수 불가결한 강의를 찾아내 ‘형사 절차 체험’ 강의계획서를 제시한다”고도 했다. 2학기 강의 중간에 복직한 조 교수는 강의 계획이 없지만, 가상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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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집회추진 위원회가 제작한 ‘2019학년도 겨울 계절학기 강의계획서’에는 ‘개설학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문서위조학과’ ‘교과목명 형사 절차 체험’ ‘학점 0’ ‘담당자 조국’ ‘강의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라고 쓰여 있다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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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만든 ‘2019학년도 겨울 계절학기 강의계획서’에는 ‘개설학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문서위조학과’ ‘교과목명 형사 절차 체험’ ‘학점 0’ ‘담당자 조X’ ‘강의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라고 적혀 있다.

한편 ‘스누라이프’에서는 여전히 조 교수의 복직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50분 기준 1만1039명이 게시물을 봤고 302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찬성은 157명으로 5% 정도지만 반대는 2825명으로 93%에 달했다. 투표가 시작된 날 단 1%만 찬성한 것과 비교하면 찬성 비율이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10명 중 9명 정도는 조 교수의 복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셈이다. 44명(1%)은 ‘글쎄….’라고 답했다. 투표는 11월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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