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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가슴으로 읽는 동시] 우리 동네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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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가로등

구불구불 골목에 가로등

이명자 할머니집 앞 접시꽃

박태분 할머니집 앞 가지꽃

공용화장실 옆 나리꽃

숙이 할머니집 앞 수국꽃

고무통에 세워진 꽃가로등

온 동네가 환하다.

-김자미(1968~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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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이 어디 있어. 꽃 얘기잖아. 아, 맨 아래에 있네. 꽃가로등. 접시꽃, 가지꽃, 나리꽃, 수국꽃 가로등이 동네 구불구불한 골목 굽이에 켜져 있다. 낮에 더 환하게 켜지는 이상한 가로등. 하하, 고무통 화분에 세워졌네. 향기를 솔솔 풍기는, 마음을 밝히는 가로등. 이명자, 박태분, 숙이 할머니들이 세운 가로등이다. 한 포기의 꽃도 정성스레 가꾸는 할머니들이 꽃 골목을 만들었다.

부러운 마을이다. 골목에서 꽃들이 생긋생긋 반기는 동네이니. 이 마을에 사는 어린이는 행복하겠다. 학교를 오갈 때나 골목에서 뛰놀 때 꽃향기가 졸졸 따라다닐 테니까. 골목에 숨은 꽃향기를 찾아내는 숨바꼭질도 향기롭겠다.

[박두순 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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