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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팝인터뷰①]'82년생 김지영' 정유미 "작품 선택은 용기 아냐..가려는 마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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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천윤혜기자]평범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야기에 정유미가 들어왔다. 정유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인 지영에 분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낸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만큼의 느낌이 전달된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동명 원작 소설은 발간 2년 만에 10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로 큰 인기를 모았지만 이와 동시에 숱한 이슈를 낳았다. 젠더 논란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이 책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을 정도. 이 때문에 해당 작품이 영화화가 된다는 소식만으로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화는 큰 이슈를 모았다.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한 정유미 역시도 이런 과정들을 알고 있었을 터. 하지만 그녀는 이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고 그 다음에 소설을 읽었는데 왜 이렇게 논란이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다양한 시각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고 이해해보고 싶은 상태다. 또 다르게 읽으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드러내지 않은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 제 주변 분들만 해도 다른 이야기를 말씀해주셔서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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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해당 작품 출연을 '용기'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작품을 선택하는 일은 그냥 늘 해왔던 일일 뿐 용기는 아니다. 문자들을 받았을 때 '이게 그 정도의 일이었나' 싶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다는 게 인지가 됐다. 뒤늦게도 후회 같은 건 없었다. 가고자 하는 마음 하나였기 때문에 그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용기낸다고 표현해 주시는 건 너무 고맙다. 저를 생각하는 거 아닌가. 다만 너무 그런 걸로 스트레스 안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자신만의 소신을 전했다.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을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시나리오로 봤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을 봤고 위안을 받았다. "여러 시나리오들 중에서 제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욕심이 나서 하고 싶은데도 안 될 때도 있지 않나. 예전에는 투자가 안 됐던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게 없이 이 작품이 제게 제안을 해주셨고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야기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지금이라면 내가 이런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예전에는 주인공 하는 걸 부담스러워했었고 일부러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담스러웠던 거다. 재밌게 찍으면서도 나눠 가질 수 있으니까였다. 그 때는 그 때의 포지션이 맞는 거고 지금은 이게 맞는 거다.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면서 어떻게 또 주인공만 하겠나. '염력'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것처럼 또 다른 작품에서도 흘러가고 싶다. 이번 작품의 선택은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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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80년대생인 30대의 한 여성으로서 그가 김지영으로부터 느꼈을 공감도 컸을 법 했다. 하지만 정유미는 "있었던 거 같은데 자세하게 기억은 안 난다"며 어릴 적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그는 김지영이라는 캐릭터에 빠져들며 온전히 그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일환 중 하나는 연기를 하다 어려운 순간이 닥쳤을 때 원작 소설을 읽어보는 것이었다.

"소설에는 더 구체적으로 묘사돼있다 보니 막연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책을 봤다. 매일 매일 그렇게 촬영한 건 아니지만 배우로서 막막할 때 성경책 읽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편안해지면서 쓱 오더라. 그걸 하고 간 날과 안 한 날은 제 마음 안에서 다르더라. 그게 제 방법이었다. 이번에는 소설이 있어서 그렇게 도움을 받았고 다른 작품은 시나리오의 신들을 전날 밤에 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하기도 해다. 집중이 안 될 때 그런 방식을 사용했다."

그런 김지영의 삶을 경험한 뒤 정유미는 달라진 점이 있을까. "그런 것들을 알게 돼 미안한 마음이다. '그렇게 애들을 키웠구나' 싶다. 원작 소설을 읽은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 사람들 많아' 하더라. 그런데 또 그러다가도 이번 추석에 한 아이 기저귀 엉덩이에 '커서 효도할게요'라고 써있는 문구를 봤다. 아기가 그걸 알까 싶다가도 엄마들은 그걸 보면 엄청 힘들다가도 '으이구' 하는 마음이라 한다."

한편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 개봉 예정.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팝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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