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설렘도 웃음도 감동도 없는 ‘두번할까요’ [솔직리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어느 한 개가 부족하면 다른 한 개가 빈자리를 채우기 마련인데 영화 ‘두번할까요’에는 도통 그런 구석이 없다. 눈 씻고 찾아봐도 매력이라곤 없는 로맨틱 코미디다.

‘두번할까요’는 생애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 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분) 앞에, 옛 친구 상철(이종혁 분)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룬 코믹 로맨스다. ‘용의주도 미스 신’(2007), ‘황구’(2013), ‘파일: 4022일의 사육’(2015)을 연출한 박용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파격을 지향한다. 현우와 선영은 지난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지인들을 불러 모아 이혼식을 자처하는데 이게 마치 결혼 발표 기자회견처럼 보여 아이러니하다. 터무니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픽션이라는 걸 감안하고 봐줄 수는 있다. 문제는 호기롭게 시작한 오프닝 이후 서사가 진부하다는 데에서 온다.

매일경제

영화 ‘두번할까요’ 포스터 사진=리틀빅픽처스


‘두번할까요’를 과연 로맨틱 코미디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로맨스라기엔 설렘이 전무하고 코미디라기엔 자주 정색하게 만든다. 우선 두 인물이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각 인물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관객은 공감할 수도 응원할 수도 없다. 선영은 현우를 아직 다 못 잊은 듯 하고 현우도 그런 선영이 눈에 걸리는 모양인데 딱 거기까지다. 서사는 발전하지 않고 감정은 쌓이지 않는다. 11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시간을 끌다가 겨우겨우 목적지에 닿아도 끝까지 고개만 갸웃거리게 된다.

‘반전’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후반부 어느 씬은 황당 그 자체다. 정녕 이혼한 부부를 재결합시키기에 마땅한 선택이었을까. 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거리게는 만들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정현의 연기는 시종 어색하고 낯설다. 선영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선영을 연기하는 이정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자고로 로맨틱 코미디라면 캐릭터의 매력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거늘 이정현이 연기하는 선영은 도무지 사람을 끄는 구석이 없다. 이정현의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탓이다. 캐릭터가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의존성만 높으니 보는 이들의 표정을 식게 만든다. 16일 개봉. sunset@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