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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청년전태일’이 생각하는 조국 이후 “계층 불평등·노동 문제, 이참에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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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와 무관하게 남아있는 현안들, 잊지 말아야



경향신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사퇴 입장문에서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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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사퇴 입장문에서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임 3일째인 지난달 1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청년노동자 공동체 ‘청년전태일’ 소속 청년들을 만났다. 계층 불평등 문제로 조 전 장관을 만난 청년전태일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에도 청년세대의 계층 불평등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15일 청년전태일 소속 청년들에게 ‘조국 이후’에 관해 물었다. 청년들은 이번에도 불공정과 노동 문제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지난달 조 전 장관과의 대담 때 청년노동자의 노동환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중소병원에서 10년째 작업치료사로 일하는 김지윤씨는 당시 대담에서 “최저임금 위반에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사측에 대항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지만 돌아오는 건 징계뿐이었다”며 “대다수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들은 소모품으로 쓰인다”고 했다. 김씨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중소사업체 현장의 노동조건 변화를 주문했다. 김씨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노동 현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면서 “노동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에게 산재 등 제도적 보완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청년 문제의 해법으로 일자리 격차 해소를 거론했다. 김 대표는 “청년세대의 계급 문제는 조국 장관의 사퇴와 관계없이 남아 있는 문제”라면서 “지금의 청년 문제는 임금과 고용안정성이 낮은 데서 비롯한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마다 소득에 격차가 나다 보니 어떤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청년들이 발버둥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급여 확대를 해법으로 꼽았다.

조 전 장관과의 대담에서 자신을 ‘수많은 흙수저 청년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이상현 특성화고권리연합회장은 사퇴를 두고 “씁쓸하면서도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면서 “조 전 장관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장관 가족의 특권적인 삶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청년들의 감정이 해소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청년층의 ‘스펙쌓기’가 노동 문제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불확실성 속에서 청년들은 어떻게든 스펙을 더 쌓고 학력을 높이려고 한다.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임금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노동시장, 극소수 안정적인 일자리 등의 현실이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졸 이하 학력의 사람들이 일하는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전태일은 지난 14일 서울시청 앞에서 ‘전환직종 차별 철폐’를 주문하며 노숙농성 중인 임선재 PSD 지회장(37)을 만나 응원했다. 이날 저녁에는 코레일 자회사에 근무하는 청년들을 만났다.

김종민 대표는 “자회사 소속 청년의 임금은 10년차와 1년차가 다르지 않다”며 “노동 문제 등 청년이 헤쳐나가야 할 현실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조문희·탁지영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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