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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딩동! 배송왔습니다" 이마트 자율차가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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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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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이마트 여의도점 앞에 각종 센서와 카메라로 무장한 승합차 한 대가 나타났다. 이마트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한 당일배송용 자율주행차 '일라이고(eligo)'였다. 스마트카트, 편의점 셀프스토어를 선보이며 '무인(無人) 서비스'를 꾸준히 시도해온 이마트가 업계 최초로 자율배송차를 이용한 무인배송에 뛰어든 것이다. 지금은 차량이 갈 수 있는 곳까지만 물건을 배송하지만 향후에는 로봇 배송 서비스를 결합해 집 앞까지 사람 없이 배달하는 '라스트 마일(물류에서 상품 배송 단계 중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 무인배송'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부터 2주간 진행되는 서비스 시범운영에 맞춰 실제 배송을 신청해봤다. 이마트 여의도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고객만족센터 앞에 설치된 노상 간이점포인 키오스크를 찾았다. 먼저 상품을 받아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일반 배송과 똑같이 직원이 집까지 배송해주는 '집 앞 배송'과 아파트 내 지정된 픽업 장소에서 직접 찾아가는 '고객 직접 픽업'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집 앞 배송은 5만원 이상 구입해야 무료 배달이 가능하지만, 직접 픽업은 구매금액과 상관없이 무료다.

직접 픽업을 클릭하니 서비스가 가능한 인근 아파트 2곳(금호리첸시아·삼부아파트)의 화면이 떴다. 둘 중 한 곳을 임의로 선택하고 동·호수를 입력하니 2~3동 사이, 7동 앞 등 해당 주소와 가까운 아파트 내 픽업 장소를 추천했다. 장소 선택에 이어 휴대폰 번호 입력까지 마무리하니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서비스(SMS)로 배송 정보가 담긴 QR코드가 날아왔다. 자율주행차 배송 서비스는 하루에 세 번 운영되며, 한 번 운행 시 최대 3건까지 배송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약 800m 거리인 목적지까지 자율주행 배송차가 도착하는 데는 3분 정도 소요됐다. 매장에서 배송지까지 가는 모든 경로의 지도가 시스템에 내장돼 있어 최적의 경로를 알아서 찾아간 것이다. 이마트와 손잡고 일라이고를 개발한 자율차 업체 토르드라이브는 이 서비스를 위해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율주행차 임시면허를 취득했다.

차 안에는 돌발 상황이나 아파트 단지 내 안전을 위해 사람이 직접 운전해야 하는 때를 대비한 운행 요원 1명, 집 앞 배송을 위한 직원 1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 접어든 뒤에는 사람이 조작하지 않고도 스스로 아파트 단지 입구로 이동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주문할 때 휴대폰으로 받은 QR코드를 차 옆 카메라에 인식시키니 배송함 문이 자동으로 열려 안에 든 물건을 가져갈 수 있었다. 신청할 때 직접 픽업을 선택했다면 직원과 별도로 접촉하지 않고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람과 만나지 않는 서비스를 선호하는 '언택트(untact)'족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이마트는 이르면 내년에 다른 수도권 점포와 해외 점포에도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총괄하는 이마트 S랩(LAB)의 이용진 부장은 "향후에는 로봇 배송과 결합해 매장에서 고객 집까지 전부 무인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율배송차로 고객 집 근처로 이동하면 그때부터는 로봇이 짐을 가지고 문 앞까지 찾아가는 방식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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