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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부실시공’ 원전 14기, 3년여간 3009일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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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한수원 자료 분석…탈원전 정책과 관계 없어

1조원 이상 추가 전력구입비 유발…지난해 적자 1조원대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구멍)과 철판 부식 등 원자력발전소 부실시공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난 3년 반 동안 원전 14기가 3009일간 가동을 멈췄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가동률 하락으로 한국전력공사가 지출한 추가 전력구입비는 최소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의 원전 건설 부실시공이 최근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돌아온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14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격납건물 철판 부식과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된 14기 원전이 이를 점검·보수하기 위해 정지된 일수를 모두 합치면 총 3009일에 달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제외한 전체 원전의 총 정지 일수(4281일)의 70.3%에 이른다. 이 기간 동안의 원전 가동률은 2017년 71%, 2018년 67%에 머물러 평시보다 낮았다. 콘크리트 공극과 격납건물 철판 부식 문제가 지난 3년간 원전 가동률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콘크리트 공극과 철판 부식 문제는 2016년 전남 영광 한빛 2호기에서 처음 발견됐고 2017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전체 원전을 대상으로 점검을 시작하며 원전 가동률 하락의 주원인이 됐다. 공극이 가장 많이 발견된 한빛 3·4호기는 2017년 정비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멈춰 있다. 특히 한빛 4호기에서는 지난 7월 깊이가 최대 157㎝에 달하는 초대형 공극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달 초 격납건물 철판 부식과 콘크리트 공극의 원인이 총체적 부실시공에 있다며 구조물 건전성에 대한 제3자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원전 가동이 정지된 기간 동안 한전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에 의한 전력을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전력구입비용을 계산했다. 2018년 기준 연료원별 정산단가는 원자력(62.1원/kWh)이 가장 저렴하고, 유연탄(81.81원/kWh), LNG(121.03원/kWh) 등은 이보다 비싸다. 한전이 원전전력의 부족분을 모두 원전 다음으로 값싼 석탄발전으로 대체했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3년6개월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전력구입비용은 최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를 LNG로 대체했다면 추가 전력구입비용은 더 증가했을 수도 있다. 한전의 2018년 당기순손실 1조1745억원 중 상당부분이 원전 부실시공으로 인한 전력구입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원전 가동률 하락은 탈원전 정책과 전혀 관계가 없는 부실시공과 안전 문제 때문인데도 정치권은 정부 정책을 정치적으로 비판하려는 데 관심이 더 큰 것 같아서 유감”이라며 “한수원은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의 제3자 조사 제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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