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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우주를 거닐던 사나이, 다시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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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4년 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했던 옛 소련의 우주비행사 알렉세이 레오노프(사진)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유리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GCTC)에 따르면 레오노프는 오랜 투병 끝에 러시아 모스크바의 부르덴코병원에서 11일 숨을 거뒀다. 전 세계 우주인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 생중계 도중 이례적으로 방송을 중단하고 "전설을 잃었다"며 레오노프의 타계 소식을 전했다. 레오노프의 장례식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연방군기념묘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레오노프는 미국과 옛 소련이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던 시기인 1965년 3월 18일 옛 소련의 우주선 '보스호트 2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그는 우주선 밖에서 4.8m 길이 케이블에 묶인 채로 12분9초 동안 우주에 몸을 맡겼다. 당시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레오노프는 인류 우주 유영 50주년을 맞은 2015년 3월 AFP와 인터뷰하면서 "우주선에서 서서히 밖으로 나서자 칠흑 같은 어둠이 있었다"면서 "도처에 별들이 빛났고 태양이 너무 눈부셔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며 경이로웠던 당시 순간을 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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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보스호트 2호` 밖에서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레오노프. [사진 제공 = 국제항공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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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유영 당시 레오노프는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 임무가 끝날 무렵 압력 차이로 인해 우주복이 팽창하면서 중심을 잃을 뻔한 것이다. 결국 그는 우주복에 구멍을 내 공기를 빼낸 뒤에야 우주선으로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레오노프는 2014년 BBC와 인터뷰에서 "당신은 우주를 떠다니는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오직 우주인만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1934년 러시아 리스트뱐카에서 태어난 레오노프는 1960년 게르만 티토프, 유리 가가린 등 20명과 함께 옛 소련의 첫 우주비행사로 발탁됐다. 레오노프가 우주 유영에 성공한 것은 가가린이 1961년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상공을 일주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지 꼭 4년 뒤였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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